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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일본 특수구난대, 세월호처럼 전복된 배에서 생존자 구출

등록 2015-03-29 14:19수정 2015-03-29 14:56

<아사히신문> 누리집 갈무리.
<아사히신문> 누리집 갈무리.
일본 특수구난대, 또 ‘에어포켓’에서 생존자 구출
사고 한 시간 만에 생존자 확인…신속한 대응 화제
24시간 대기중인 특수구난대, 투입 30여분만에 구출
2009년에도 침몰 선내에서 승무원 3명 구조한 전력
“춥습니까.”(특수구난대 대원)

“네.”(조난자)

28일 새벽 5시15분, 일본 혼슈의 최북단과 홋카이도 사이에 자리한 쓰가루 해협. 일본 해상보안청의 에이스 잠수사들로 구성된 ‘특수구난대’ 대원 5명이 전날 오후 3시10분께 이곳 해역에서 침몰한 19t급 운반선 제18메이유호의 선체로 투입됐다.

이들은 30여분 정도의 수색 끝에 선내 뱃머리 부근의 좁은 에어포켓(뒤집힌 선내에 갇힌 공기로 인해 만들어진 공간)에 기적적으로 생존해 있던 나가타 가쓰유키(64)를 발견해 내는데 성공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발견 당시 나가타는 배 안에 형성된 다다미 하나 정도의 에어포켓에 몸을 동그랗게 말은 모양으로 생존해 있었다고 한다. 나가타는 그를 발견한 특수구난대 대원이 “춥냐”라고 묻자, “네”라고 답한 뒤 곧바로 정신을 잃었다. 당시 기온은 8.6℃, 바닷물의 온도는 8.5℃였기 때문에 에어포켓에 물이 차올라 있었다면 나가카는 이미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에어포켓 내에 바닷물은 나가타의 발목 정도를 적실 정도 밖에 차오르지 않은 상태였다.

나가타를 발견한 대원들은 그에게 바로 공기 마스크를 착용시킨 뒤, 대원 2명이 몸을 안듯 감싸 안듯 유도해 대기 중이던 보트 위로 옮기는데 성공했다. 이후 나가타는 보트에서 인공호흡 등 응급조처를 받은 뒤 의식을 회복했고,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회복하고 있다.

일본이 ‘세월호 사고’처럼 배가 전복해 침몰한 사고에서 다시 한번 인명을 구해 내자, 일본의 해난구조 태세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높아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 직후 첫 단추가 잘 꿰여졌다는 점이다. 일본은 해난 사고가 나면 이를 곧바로 신고할 수 있는 118번 신고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도 주변을 지나던 어민들이 사고 소식을 118을 통해 곧바로 해상보안청에 전달할 수 있었다. 사고 접수를 받은 해상보안청은 바로 헬기를 투입해 현장을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홋카이도신문>은 28일치에서 “27일 오후 4시께 해상보안청의 다이버가 배의 선수 부근의 바닥을 두드리니 배 안에서 이에 반응하는 소리가 들렸다. 안에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제18메이유호가 침몰한 것은 이날 3시10분이기 때문에 해상보안청의 다이버가 ‘오후 4시께’ 선내에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은 사고 발생 한시간 만에 구조 인력이 현장에 투입됐다는 뜻이 된다.

선내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해상보안청은 도쿄 하네다 공항에 24시간 대기 중인 특수구난대를 즉시 현장에 투입했다. 현장에 도착한 특수구난대는 당일인 27일 밤엔 선내 수색을 단념했다가 다음날 새벽 바로 현장에 투입돼 30여분 만에 선내 생존자를 구출해 냈다. 일본에선 지난 2009년 10월 이즈제도의 하치조지마 부근에서 어선 제1코후쿠호가 침몰했을 때도, 나흘 만에 선내에 생존해 있던 승무원 3명을 구해낸 적이 있다. 해상보안청 관계자는 “3월이라지만 해수의 온도가 낮아 몸이 젖었다면 저체온증의 위험이 있었다.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목숨을 건진 것은 기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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