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디서 동진…후사이바 차지
시리아의 마지막 국경통제소도
오바마 “IS에 지고 있는것 아냐”
시리아의 마지막 국경통제소도
오바마 “IS에 지고 있는것 아냐”
이라크 라마디를 점령한 이슬람국가(IS)가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동쪽으로 진격을 시작했다. 이슬람국가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국경 통제권을 완전히 장악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슬람국가는 21일 라마디에서 동쪽으로 10㎞쯤 떨어진 후사이바 지역에서 이라크 군경과 교전을 벌여 승리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후사이바는 이라크 군경이 이슬람국가의 바그다드 진격을 막는 1차 방어선을 형성한 곳이다. 후사이바와 바그다드와 거리는 약 90㎞에 불과하다. 한 이라크 경찰 간부는 “이슬람국가가 이라크 보안군이 구축한 후사이바의 방어선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 부족 지도자인 라피아 압둘카림 파흐다위는 “이슬람국가가 전 지역을 장악하면 대학살이 벌어질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마디에서 패퇴한 이라크 군경의 주력은 현재 후사이바에서 동쪽으로 약 7∼8㎞ 떨어진 칼리디야와 합바니야의 기지에 주둔하고 있다. 합바니야에는 이라크 총리의 동원령으로 소집된 시아파 민병대 수천명도 집결해 있다.
이슬람국가는 또 시리아 정부군이 유일하게 장악하고 있던 이라크-시리아 국경 통제소도 손에 넣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슬람국가가 시리아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던 마지막 국경 통제소인 타나프 통제소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홈스 주에 위치한 이 국경은 팔미라에서 240㎞ 떨어진 곳이다. 시리아와 이라크의 다른 국경 통제소도 이미 이슬람국가가 장악했고, 나머지 북동쪽 국경은 쿠르드족 민병대가 장악하고 있어 시리아 정부군은 이라크와의 국경에 대한 통제권을 모두 잃게 됐다. 이슬람국가는 앞으로 시리아와 이라크 사이에서 무기와 병력을 더 원활하게 이동시킬 수 있게 됐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현재 이슬람국가가 시리아 영토의 50%에 달하는 9만5000㎢를 점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는 새로 점령한 시리아 팔미라에서 민간인 등을 처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지난 13일 팔미라에서 이슬람국가와 정부군의 교전이 시작된 이후 군인과 민간인 등 46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팔미라 주민 가운데 3분의 1 가량은 20∼21일 사이 피란을 갔지만, 미처 떠나지 못한 주민들은 오도가도 못한 채 공포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슬람국가가 라마디와 팔미라 등을 잇따라 점령했는데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술적 차질이 생긴 것은 맞다”면서도 “우리가 이슬람국가에 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잡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라마디를 방어하던 이라크 정부군은 우리가 훈련시킨 군인이 아니어서 이 지역이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었다”며 “이슬람국가 격퇴 작전은 전체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