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밍엄대, 1920년대 중동서 수집
최소 1370년전 제작…현존 최고
최소 1370년전 제작…현존 최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쿠란이 영국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 버밍엄대학이 소장하고 있던 2쪽 분량의 쿠란 문서에 대해 방사능탄소연대측정을 한 결과 최소 1370년 전 제작된 현존 최고의 원본 중 하나로 추정된다고 <비비시>(BBC)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번에 발견된 쿠란은 추정 연대의 범위에서 가장 늦은 645년의 것이라고 해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원본이 될 수 있다. 1920년대 중동에서 수집된 이 쿠란 문서는 제작 연대가 밝혀지지 않은 채 그동안 도서관의 고문서 더미 사이에 100년 가까이 잠들어 있었다. 두 쪽짜리 양피지에는 현재 쿠란의 18~20장에 해당하는 내용이 필사돼 있다.
연대측정에 참여한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측정 결과 이 쿠란의 양피지는 568년부터 645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예언자 무함마드(570∼632) 생전이거나 사망 직후의 시기다. 이슬람교에서 쿠란은 예언자 무함마드가 처음으로 천사 가브리엘로부터 신의 계시를 전해들은 610년부터 사망한 632년까지 받은 계시를 집대성한 것이다.
이번 판본은 무함마드가 이슬람교를 창시한 지 몇년 안에 제작된 판본으로도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쿠란이 무함마드 생전에 이미 기록됐는지, 아니면 구전으로 전해지다 나중에 정본으로 편찬된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일부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토머스 버밍엄대 기독교·이슬람학 교수는 “이 쿠란은 적어도 예언자 무함마드가 사망한 지 20년도 지나지 않았을 때 작성된 것”이라며, “이를 작성한 사람은 아마도 예언자 무함마드를 직접 아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밍엄대는 이 쿠란을 오는 10월 공개할 예정이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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