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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현금 두둑한 ‘닛케이’, ‘FT 인수’ 막판 뒤집기 성공

등록 2015-07-24 20:10

‘파이낸셜 타임스’ 매각 안팎
127년 역사의 세계적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결국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사(닛케이)에 팔렸다. 58년간 이 신문을 소유했던 영국 교육·미디어 기업인 피어슨은 2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그룹을 8억4400만 파운드(약 1조5천억원)에 닛케이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미디어기업의 외국기업 인수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독일 ‘악셀 쉬프링거’와 양자대결
1조5천억원 베팅으로 극적 합의
‘이코노미스트’는 대상에서 빠져

<파이낸셜타임스> 인수 경쟁은 막바지에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독일 악셀 쉬프링거 미디어그룹 간 양자대결 양상이었다. 1년 가까이 <파이낸셜 타임스> 인수에 공을 들여온 악셀 쉬프링거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과 5주 전 제안서를 낸 닛케이가 넉넉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뒀다.

23일 입찰을 지켜본 관계자는 “마지막 10여분 사이에 일이 벌어졌으며, 현금이 넉넉한 일본 회사가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조간 약 273만부, 석간 약 138만부를 발행하며, 닛케이그룹은 일본 증시의 닛케이지수를 산출해 발표한다.

파이낸셜타임스그룹은 1888년 창간된 <파이낸셜 타임스>와 온라인 에프티닷컴(FT.com),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지분 50% 등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번 매각에서 <이코노미스트> 지분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이 회사의 새 최고경영자가 된 존 팰론은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교육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나머지 자산을 꾸준히 매각해왔고, <파이낸셜 타임스> 매각설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이번 매각은 전세계 언론산업 지형의 변화를 상징한다. 종이 신문의 발행량과 광고영업 수익은 갈수록 줄고 있고, 구글· 페이스북 등 온라인 매체들이 언론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존 팰론 최고 경영자는 입찰이 끝난 뒤 “언론산업은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의 폭발적 성장으로 거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으며, <파이낸셜 타임스>가 성공하려면 글로벌 디지털 뉴스기업의 일원이 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파이낸셜 타임스> 인수를 통해 국제시장에서 지평을 넓히는 동시에 디지털 분야의 기반을 강화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약 10억 파운드 규모의 연간 매출을 내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온라인 독자가 약 40만명에 불과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체 독자의 70%에 해당하는 50만명 이상의 온라인 유료독자를 가지고 있다.<파이낸셜 타임스>는 온라인 유료 독자 확대 등으로 지난해 2400만 파운드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경영상태도 양호하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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