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고 송신도 할머니. 한겨레자료사진
일본 정부 상대로 10년간 법정 소송
위안부 피해 생존자 32분만 남아
강경화 외교장관 아베 총리 등과 만나
27일 발표될 ‘위안부 합의’ TF 보고서 설명
위안부 피해 생존자 32분만 남아
강경화 외교장관 아베 총리 등과 만나
27일 발표될 ‘위안부 합의’ TF 보고서 설명
일본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유일하게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했던 송신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 이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32명밖에 남지 않았다. ▶관련기사 : 문신으로 새겨진 위안부 피해 상처, 10년과 일본정부에 맞선 법정투쟁
송신도 할머니가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재판지원모임)이 19일 밝혔다. 1922년 충청남도에서 태어난 송 할머니는 16살이던 1938년 속아서 중국 우창(현재 후베이성 우한)의 위안소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일본 패전 뒤 일본에서 살게 된 송 할머니는 1993년 4월 위안부 강제동원 등에 대해 도쿄지법에 소송을 제기해 법정투쟁을 시작했다. 2003년 3월 일본 최고재판소가 상고를 기각해 패소가 확정되었지만, 10년에 걸친 재판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가 2007년에 공개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2년 송 할머니를 처음 만나 소송을 지원하고 최근까지 돌봐온 양징자 재판지원모임 대표는 “송 할머니는 일본 거주 피해자 중 처음이자 마지막까지 재판 투쟁을 벌인 분”이라며 “용기가 필요한 재판이었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합의’를 맺은 지 2년이 다가오고 합의 경과와 내용을 검토한 태스크포스(TF)의 보고서가 27일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9일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총리, 고노 다로 외상과 만나 보고서에 대해 일본 쪽에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을 다시 한번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가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 보고서에 대해서 설명한 강 장관에게 “(한국이) 재작년 일-한 합의를 착실히 실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송 할머니의 장례식은 재판지원모임이 비공개로 치렀으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2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1314차 수요시위에서 송 할머니를 추모하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강경화 외교장관이 일본을 방문했는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 문제를 경제·외교 문제에 예속시키지 말고, 둘을 분리해 정부의 입장을 천명하고 피해자들의 인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김지은 고한솔 기자 garden@hani.co.kr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정의기억재단·이사장 지은희)은 지난 25일 오후 청계광장에서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김복동, 길원옥, 안점순, 이옥선, 송신도씨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전원에게 여성인권상을 수여했다. 또 ‘한·일 위안부 합의’(12·28 합의)를 반대하며 10억엔 수령을 거부한 ‘위안부’ 피해자 8명에게 지난 8월부터 100일 동안 모금한 시민기금 4억여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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