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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외신기자단 원산공항 도착…“북 당국 취재지원에 상당히 신경 써”

등록 2018-05-22 20:46수정 2018-05-23 17:48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외신 기자단 현장 1신 보내와
북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 보여줄 것”
원산에서 기차 12시간, 버스 4시간, 도보 2시간 이동 예정
남쪽 기자들 북 입국은 끝내 좌절, 정부 “유감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외신기자단을 싣고 원산에 도착한 고려항공 전세기. 출처: <스카이 뉴스> 누리집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외신기자단을 싣고 원산에 도착한 고려항공 전세기. 출처: <스카이 뉴스> 누리집
“오늘 이곳에서 기차를 타고 12시간을 갈 예정이다. 그리고 버스로 4시간을 더 움직인 뒤, 2시간을 도보로 여행해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23~25일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하기 위한 4개국 22명의 외신기자단이 이날 오전 9시45분께(현지시각) 고려항공 전세기(JS622편)를 타고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을 떠나 오후 1시께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했다.

이번 행사에 초대된 외신은 4개국 방송·통신사로, 미국 <시엔엔>(CNN)과 <시비에스>(CBS),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과 <신화통신>, 영국 <에이피티엔>(APTN)과 <스카이뉴스>, 러시아 <러시아투데이>(RT)다. 북한 당국은 출발에 앞서 기자들이 정밀한 위치 정보를 포착할 수 있는 지피에스(GPS) 장비를 소지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찍은 풍경. 출처: <스카이 뉴스> 누리집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찍은 풍경. 출처: <스카이 뉴스> 누리집
영상을 통해 현장 1신을 보내온 이는 영국 <스카이 뉴스>의 아시아 특파원 톰 체셔다. 이날 오후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1분58초 길이 영상에서 기자단의 현재 상황, 베이징~원산 이동 과정을 설명했다. 체셔는 “공항(갈마비행장)에 도착했을 때 모든 이들이 제복을 입고 마네킹처럼 우리를 맞았다. 공항을 벗어나자 무시무시할 정도로 조용했다”며 “스카이 뉴스 취재팀이 가지고 있던 위성전화는 원산의 ‘새 비행장’에 착륙한 뒤 압수당했다. 각 취재진에게 한명씩 감시원이 붙어 있다. 스카이 뉴스의 감시원은 북한 대학에서 국제관계를 전공하는 학생”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자들이 “우리는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라는 뜻을 기자단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한 외신 기자들. 출처: <스카이 뉴스> 누리집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한 외신 기자들. 출처: <스카이 뉴스> 누리집
<시시티브이>는 이날 오후 현장 1신을 통해 “인터넷, 휴대전화, 숙소 등 (원산의) 취재 환경이 양호한 편”이라며 “북한 당국이 취재 지원을 위해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외신기자단 전체가 오후 7시께 취재 현장인 북쪽으로 이동할 것 같다”고 전했다. <에이피>(AP) 통신도 “외신기자단이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마친 뒤 갈마호텔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남쪽 기자단의 취재는 끝내 불발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22일) 오전 9시 판문점 통화 개시 직후 우리 기자단 명단을 통지하려 했으나 북쪽이 접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쪽 연락관은 ‘(접수하라는) 지시를 받지 못했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낸 성명에서 “정부는 북측이 5월23일과 25일 사이에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우리측 기자단을 초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후속 조치가 없어 기자단의 방북이 이루어지지 못한데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북측이 공약한 비핵화의 초기 조치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주목하며, 북한의 이번 조치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출국에 앞서 북한을 18번째 방문하는 윌 리플리 <시엔엔> 기자는 “북한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투명하게 핵실험장을 공개하고 폐기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앞서 그들이 말한 것 외에 실제로 더는 아는 바가 없다. 어떻게 되는지 보자”고 말했다. 그는 “(내게) 이번 방북은 매우 독특하다”며 “평양이 아닌 곳을 가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북쪽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에 남쪽을 포함한 5개국 언론의 취재진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북쪽이 12일 ‘외무성 공보’로 밝힌 대로라면, 이들은 원산에서 풍계리까지 특별전용열차로 이동해 핵실험장 갱도 폭파 현장 등을 취재한 뒤 원산으로 돌아와 관련 소식을 세계에 전하게 된다.

길윤형 김지은 기자,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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