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월12일 싱가포르’로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바뀌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회담 준비를 위한 북-미 간 사전 만남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미는 촉박한 회담 일정에 맞춰 의제 조율과 실무 준비를 마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사소통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오전(현지시각) “백악관 사전준비팀이 예정대로 싱가포르로 떠날 예정이다. 오전 10시15분 현재 (출발을 위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이와 관련해 전날 입수한 문서를 토대로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 패트릭 클리프턴 백악관 운영담당 특별보좌관을 포함한 30명 규모의 사전준비팀이 27일 워싱턴을 출발해 28일 일본을 거쳐 당일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 “우리가 말하고 있는 지금, 어떤 장소에서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 장소를 특정하지는 않겠지만 여러분이 좋아하는 장소일 것이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많은 ‘호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둘의 발언을 모아 보면, 싱가포르 현지 답사가 필요한 의전·경호와 관련된 실무 회담은 28일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인 백악관 사전준비팀, 회담 준비를 위한 일상적 소통은 북-미 간 ‘뉴욕 채널’로 이뤄진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와 별도로 비핵화라는 핵심 의제와 관련된 고위급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비핵화 의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주도해왔기 때문에 고위급 회담이 개최된다면 이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 쪽 움직임이다. 28일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실무회담의 북한 쪽 담당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서실장 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은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발언이 나온 뒤인 26일 귀국한 상태다. 김 부장이 싱가포르로 재출발하기 위해 다시 베이징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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