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기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국제원자력기구 누리집 갈무리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핵 폐기에 대한 관련국들의 합의가 나오면 “몇주 내에 사찰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북-미 정상회담 등) 논의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는 중이다. 관계국들 사이에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면, 북한 핵 프로그램을 검증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감당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만들어진 ‘북한팀’은 우리가 수행할 임무가 생길 경우 이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왔다. 몇주 내에 사찰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핵이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1957년 만들어진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이 2009년 4월 핵시설이 밀집해 있는 평안북도 영변에 상주하던 사찰관들을 추방한 뒤 북핵 시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북한은 핵실험을 다섯 번 더 진행하면서 수십 발의 핵탄두를 제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지난해 8월 “핵 계획을 검증할 때 중심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 상시 조직인 북한팀을 만들었다. 북한팀은 위성사진 등을 이용해 영변 등 북핵 시설을 감시하는 한편 사찰에 대비한 기술적 준비를 이어왔다.
문제는 사찰과 그 이후 핵 폐기 과정에서 소요될 막대한 자금과 인력이다. 1960년대부터 꾸준히 발전해온 북한의 핵 능력을 말끔히 제거하는 것은 10년 이상이 필요한 복잡한 과정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비핵화 작업을 끝내는 데 최장 15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원자력기구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핵 전문가의 수는 한정돼 있다. 본격적인 사찰을 위한 인원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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