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17일 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 뉴스>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17일 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약속한 신속한 비핵화 작업을 재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아버지의 날인 17일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실제 북한에 전화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 이후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는 크게 봐 해결됐다. 우리는 매우 좋은 문서에 서명했다”며 “그러나 문서보다 중요한 것은 김정은(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맺었다는 점이다. 나는 그에게 직접 연결되는 전화번호를 줬다. 그에게 어려움이 생기면 그는 이제 나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하겠다고 말한 것은 지난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둘러싸고 미국 내에서 고조되고 있는 비판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12일 첫 정상회담 결과 합의된 ‘공동성명’에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고, 북-미는 이에 따라 “공동성명의 조항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너무 많은 것을 양보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미국 여론을 달랠 수 있는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가시적인 조처가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14일 이뤄진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속 조처가 매우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중대한 비핵화를 완수하는 시간을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인 ‘2년 반’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가 북한 인권 문제를 놓고 김 위원장을 압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나는 핵무기가 당신과 당신 가족을 파괴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갖길 원한다. 우린 공정해야 한다. 내가 처음 취임했을 때 사람들은 내가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우리가 만약 그랬으면 수백만명이 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이 많은 것을 양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난 그냥 그를 만났을 뿐이다. 우리 사이엔 좋은 화학 반응이 있었다. 그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줬다. 지난 7개월 동안 미사일 발사가 없었고, 그들은 핵 실험장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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