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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김정은 친서’ 공개는 미국내 비판 ‘방어용’

등록 2018-07-13 14:20수정 2018-07-13 22:18

한반도 ‘비핵화’ 위한 북-미 회담 교착 상태
양국 간 신뢰 관계 문제없음 보여주려는 듯
그동안에도 친서 공개 의향 여러 차례 밝혀
유럽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내온 친서를 원본 그대로 공개했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달이 지났는데도 북핵 문제 해결에 딱 부러진 진전이 없다는 비판을 봉쇄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12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런던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김 위원장이 보내온 매우 좋은 편지. 위대한 진전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짧은 메시지와 함께 한글과 영어로 된 친서를 공개했다. 국가 최고지도자들 사이의 친서를 원본 그대로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각하와 뜻깊은 첫 상봉과 우리가 함께 서명한 공동성명은 참으로 의의 깊은 여정의 시작”이라며 “나는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공동성명의 충실한 이행을 위하여 기울이고 있는 대통령 각하의 열정적이며 남다른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미(북-미) 사이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나와 대통령 각하의 확고한 의지와 진지한 노력, 독특한 방식은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며 “대통령 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앞으로의 실천 과정에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라며 조미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진전이 우리들의 다음번 상봉을 앞당겨주리라고 확신”한다고 글을 맺었다.

친서는 6·12 정상회담 뒤 첫 북-미 고위급 회담을 위해 6~7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눈에 띄는 것은 ‘독특한 방식’, ‘믿음’, ‘신뢰’ 등의 표현이다. 이런 말에 담긴 속내를 이해하려면 북한이 7일 내놓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참고해야 한다. 북한은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6·12 정상회담 정신에 맞게 “신뢰 조성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 방안을 가지고 올 것”을 기대했다고 했다. 하지만 “회담의 정신과 배치되게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는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 들고나왔다”고 비난했다. 또 “미국이 조바심에 사로잡혀 이전 행정부들이 들고나왔던 낡은 방식을 우리에게 강요하려 한다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즉, 김 위원장은 비핵화는 장기간에 걸친 북-미의 신뢰 형성을 통해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독특한 방식’이란 표현으로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공개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국 내의 뿌리 깊은 냉소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고 있다고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조바심’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12일 기자회견에서 노출됐다. 북핵에 대한 질문이 없었는데도 협상이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 설명하도록 폼페이오 장관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그는 이어 “지금 (북-미는) 좋은 과정에 있다. 중요한 것은 지난 9개월간 로켓 발사가 없고, 미사일 테스트도 없고, 핵실험이나 폭발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12일 북한이 제재를 피해 정유 제품을 밀반입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연말까지 북한에 대한 정유제품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비핵화 전까지 제재 해제는 없다’며 압박 카드를 계속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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