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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폭염에 일반화된 30·30·30 법칙…대형 산불 위험 커졌다

등록 2018-07-29 12:01수정 2018-07-29 21:29

유럽 산불, 예년 평균보다 43% 증가
스웨덴 산불 피해 면적 41배나 늘어
온도·습도·풍속 3요소가 피해 키워
“기후변화 탓 산불이 거주지 위협”

캘리포니아 산불 서울 면적 53% 태워
북반구가 폭염에 짓눌린 가운데 산불이 곳곳의 인간 거주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 기후변화 탓에 산불의 양상이 바뀌면서 인간의 생명과 재산을 더욱 위협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산불은 평년에 보통 영국 면적의 2배 정도에 피해를 준다. 대개 아프리카와 남미의 사바나 초원지대, 서부 알래스카와 동부 시베리아 등 북쪽 삼림대에서 일어난다. 대부분이 인간이 거주하지 않는 외딴 지역이다. 하지만 올해는 북미나 유럽의 인간 거주 지역 인근에서 빈발하고 있으며,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비비시>(BBC)가 28일 보도했다.

유럽에서는 통상적으로 산불이 잘 나지 않던 지역을 중심으로 평년보다 자주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1월1일부터 7월24일까지 모두 427건의 산불이 보고됐다. 이는 과거 10년간 연평균(298건)에 비해 43% 늘었다.

특히 산불이 거의 없던 유럽 북서부에 혹서가 몰아치면서 그 발생 건수와 지역이 급속히 늘었다. 영국에서는 올해 1만3888㏊가 피해를 봤는데, 과거 10년 평균의 4배에 달한다. 예년의 7월 평균 최고기온이 섭씨 20도대 초반인 스웨덴에서는 연일 수은주가 30도가 넘는 가운데 과거 10년 평균의 41배에 달하는 1만8500㏊가 잿더미로 변했다. 수십 건의 산불이 북쪽 극지로부터 남쪽 발트해 연안까지 타올랐다.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독일, 라트비아 등 다른 북부 유럽 국가에서도 산불 피해 면적이 20~25배나 늘었다.

지난 24일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그리스 아테네 근처의 마티에 불에 탄 자동차들이 방치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4일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그리스 아테네 근처의 마티에 불에 탄 자동차들이 방치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상대적으로 많은 산불이 발생하던 지중해 연안에서는 올해 봄과 초여름에 상대적으로 시원하고 습도가 높아 산불이 적었다.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에서는 평균 이하의 산불 발생을 보였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평년 피해 면적의 각각 12%와 15%에 그쳤다.

유럽 북부에서 다발하는 산불은 아직 ‘뉴 노멀’(새로운 기준)로까지 정착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갈수록 잦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산불 발생에는 발화원에다 건조한 식생 및 불을 지속시키는 산소라는 ‘화재 3요소’가 필요하다. 섭씨 30도 이상의 기온, 30% 이하의 습도, 시속 30㎞ 이상의 풍속이라는 ‘30-30-30’ 법칙이 있다. 대규모 산불이 발생할 최적의 조건이다. 산불이 잦은 스웨덴의 삼림과 영국의 황야 지대는 가뭄에 시달리면서 산불을 급속히 확대시키는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북미대륙 삼림지대에서 산불은 대개 자연 발화로 인한 것이나 현재 유럽의 산불은 대개 인재다. 가장 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진 그리스 산불이 대표적이다. 아테네 인근의 인구 조밀 지역의 마을 인근에 있는 건조한 소나무숲이 이번 화재의 주요 재료가 됐다. 최근 아테네 주변 산불로 적어도 80명이 숨졌다.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섀스타 카운티의 최대 도시 레딩 인근에서 소방관이 주택가로 내려오는 산불을 막으려고 물을 뿌리고 있다. 레딩/AP 연합뉴스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섀스타 카운티의 최대 도시 레딩 인근에서 소방관이 주택가로 내려오는 산불을 막으려고 물을 뿌리고 있다. 레딩/AP 연합뉴스
한편 지난해 가을 산불이 잇따라 큰 피해를 입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대형 산불로 피해가 불어나고 있다. 지난 23일 자동차 화재에서 비롯된 산불은 캘리포니아 북부 섀스타 카운티에서 서울 면적의 56%에 달하는 340㎢를 태웠고, 소방관 2명을 포함해 모두 5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28일에는 70대 여성이 두 증손주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성은 물에 젖은 담요로 증손주들을 보호하려다 함께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7명이 실종 상태이고, 3만여명이 대피했다. 이 산불도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풍을 타고 거칠어졌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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