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김정은 친서 받은 트럼프 “서한 감사…만나길 고대한다”

백악관 김 위원장이 새 서한 보내온 사실 2일 공개
미군 유해 55구 반환과 ‘친서 외교’로 북-미 관계 진전 가능성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약속대로 미군 유해를 반환해준 사실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당신을 곧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백악관이 2일 밝혔다.

북미간 비핵화 후속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군유해 송환과 북-미 지도자간 ‘친서 소통’이 돌파구를 열어줄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새벽(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약속을 지키고 우리의 위대하고 사랑하는 전사자들의 유해를 반환하는 절차를 시작해준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한다. 나는 당신이 이런 친절한 행동을 취했다는 사실에 전혀 놀라지 않는다. 또한 당신의 멋진 편지에도 감사한다. 곧 당신을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보낸 친서가 1일 수령됐다“며 “두 정상 간에 진행 중인 서신(교환)은 싱가포르회담을 팔로업(follow up·후속 조치)하고 북미 간 공동성명에서 이뤄진 약속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친서의 전달 경로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1일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한을 보내온 사실을 공개하며 “당신을 만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현재 북-미 비핵화 협상은 북한이 눈에 띄는 비핵화 조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미국과, 종전선언이 먼저라는 북한의 주장이 맞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서훈 국정원장 등이 지난달 26~29일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과 만나 남북 화해협력사업과 관련한 대북 제제 면제 등을 요구했지만 시원한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유골 반환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그에 대한 ‘당신을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현재의 교착 국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을 모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에 도착한 미국 유해와 관련한 별도 트위터 글에서 “한국전쟁 때 사망한 미국의 유해가 미국 땅에 돌아와 놀랍도록 아름다운 기념식을 열었다. 이 사업이 잘 되도록 해준 우리 위대한 군 참여자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놀라운 기여를 한 마이크 펜스 부대통령에게 특별한 감사를 보낸다”고 적었다. 이날 기념식에 참여한 펜스 대통령은 북한의 유해 반환과 관련해 “우리의 노력이 구체적인 진전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때 숨진 미군의 유해 반환은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이 합의한 4개 주요 합의 사항 가운데 하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워싱턴에서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었다.

길윤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