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아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역사를 바꾼 그날의 용기 기억하겠습니다 함께 평화''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가 일본 정부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온전한 피해자 중심의 접근법을 통해 영구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30일 이런 내용이 담긴 일본에 대한 심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위원회 누리집에 공개된 보고서 전문을 보면, 위원회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이 온전한 피해자 중심의 접근법을 채택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또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최종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한-일 정부 간 12·28 합의엔 “생존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고, 그 해법이 세계 2차대전 이전과 도중에 군에 의해 이뤄진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에 대해 (정부의) 명백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또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일본 공직자들의 발언에도 우려를 표했다.
위원회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피해자 중심의 접근법’이었다. 위원회는 일본 정부가 온전한 피해자 중심의 접근법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영구적인 해결책을 보장하고, 모든 국적의 위안부 피해자가 포함되도록 하며, 끔찍한 인권 침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받아들일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앞선 16~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일본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의 저명한 인권활동가 게이 맥두걸 위원은 “정부 간 합의로 개인의 요구를 소멸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본 정부가 피해자 개인에게 사죄와 보상할 것을 요구했다. 맥두걸 위원은 1998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과 배상을 요구하는 유엔 인권소위원회의 맥두걸 보고서(1998년)를 만든 장본인이다.
이에 대해 오타카 마사토 유엔 일본 정부 유엔 담당 대사는 “일본 정부가 최대한의 지원과 보상을 해왔다. 위안부 문제는 12·28 합의를 통해 완전히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맞섰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회원국의 인권상황을 4년마다 한번씩 점검하며 그 내용을 모아 보고서를 작성한다. 위원회 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일 뿐 강제성은 없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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