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데폰소 과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연방 경제부 장관(왼쪽부터)과 정몽구 회장이 2016년 9월 멕시코 기아차 공장에서 생산된 K3(현지명 포르테)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캐나다를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서 아예 배제할 수 있다는 뜻을 재차 밝히면서 그 여파에 관심이 쏠린다.
캐나다가 나프타에서 빠지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자동차 산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나프타에서 캐나다가 빠지면, 자동차 업계는 대혼란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7년 한해 동안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캐나다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220만대로 이 가운데 대부분인 189만대가 미국에 수출됐다. 멕시코에선 지난해 총 407만대를 생산해 270만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캐나다가 나프타에서 이탈하면, 미국에 수출되는 캐나다산 승용차는 2.5%, 스포츠실용차(SUV)나 트럭 등은 무려 25%의 관세를 떠안아야 한다.
오대호를 사이에 끼고 자연스레 형성된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부품 공급망’ 역시 큰 타격을 입는다. 완성차가 생산되기까지 미국 디트로이트 등 공업도시와 토론토 등 캐나다 주요 도시 사이에 많은 자동차 부품이 오간다. 캐나다가 나프타에서 빠지게 되면 미국으로 수출되는 캐나다산 주요 자동차 부품에는 2.5%, 캐나다로 수출되는 미국산 부품에는 6% 안팎의 관세가 붙는다. 부품이 여러번 국경을 오가면 관세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멕시코에 진출한 기아자동차도 큰 고민에 빠졌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멕시코와 나프타 개정안에 대한 기본합의를 하며 무관세가 적용되는 자동차의 ‘원산지 규정’을 강화했다. 그동안은 부품의 62.5% 이상을 역내에서 조달하면 무관세 수출이 가능했지만, 개정안에선 75%로 높아졌다. 또 최소 시간당 16달러를 받는 노동자들에 의해 제품의 40~45%가 만들어져야 한다. 기아차 현지법인의 대미 수출이 까다로워지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말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검토할 것을 지시했고, 6월 말 트위터에 “수입산 자동차에 20% 관세 부과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미국에 자동차 수출을 해왔기 때문에 이 조처가 현실화하면 큰 타격을 입는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량 253만대 가운데 대미 수출이 84만5천대로 전체의 33%였다.
길윤형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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