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비핵화 접점땐 미 중간선거 전 2차 북미회담 가능성”

등록 2018-10-03 16:52수정 2018-10-04 09:28

[폼페이오 7일 방북]

미 국무부 발표, 일-북-남-중 순서 방문
비핵화 초기조처와 상응조처 ‘빅딜’ 주목
2차 북-미 정상회담 윤곽도 정해질 가능성
나워트 대변인 “대화 진전 있고 다음 단계 기대”

청와대 “미 중간선거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높아져”
북-미 정상회담→종전선언→김 위원장 답방 로드맵 제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 요인이었던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처와 미국의 상응 조처를 교환하는 ‘빅딜’의 큰 그림이 나올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상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일찍 이뤄진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북-미 간에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질 경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1월6일 미국 중간선거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6~8일 일본, 북한, 한국, 중국 등 아시아 4개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6~7일 도쿄를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노 다로 외무상, 7일엔 평양을 당일치기로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난다고 나워트 대변인이 밝혔다. ‘빈손’으로 끝난 7월 초 3차 방북 때와 달리 ‘김 위원장과 만난다’고 못을 박은 점이 눈에 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후 서울을 1박2일 일정으로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고, 8일엔 베이징에서 중국의 ‘카운터파트’와 양자간 문제와 지역, 국제 이슈를 논의한다. 그의 방북을 포함한 동아시아 순방에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동행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일정이 잡히면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앞서 8월24일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방북의 의미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이 1년도 안 돼 네번째 북한 방문을 한다는 것은 (북-미 협상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진전이자 모멘텀을 보여준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지만 이번 대화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북-미 대화를 되살리기 위해 남-북-미가 다층위에서 다각도로 교감한 끝에 이뤄지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지난달 19일 3차 남북정상회담 때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서 미국의 상응 조처를 전제로 핵 개발의 상징인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미국은 이를 즉시 환영하며 북-미 대화 재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24일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너무 머지않은 시기에 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사이의 대화도 이어져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6일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라 극찬했고,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는 말까지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되살아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인 만큼, 서로에게 비핵화 초기 조처와 한국전쟁 종전선언 등 상응 조처를 요구하며 맞서온 북-미가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을 가능성이 크다.

북-미가 협상 테이블에 올릴 보따리의 얼개는 이미 나와 있다. 북한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과 영변 핵시설의 폐기 의사를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도 지난달 23일 “북한과 특정한 핵시설과 무기체계에 관해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대가로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 조처는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밝힌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날짜가 잡힌 것은 “(북-미 간 조율이) 어느 정도는 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은 평화협정과 다른 정치선언’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이해시켰기 때문에 종전선언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도 희망적 전망을 내놨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번 방북이 생산적일 것이라고 믿을 만한 북한의 특별한 행동이 있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대화들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로 가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라탈 정도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에서 북-미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세부적 논의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비핵화 로드맵이나 시간표가 큰 틀에서 타결되면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 등 세부적 논의도 진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청와대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이후 로드맵 준비에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간에 관점 차가 분명히 있어 폼페이오 장관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면서도 “(북-미 정상회담이) 중간선거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예상보다) 앞당겨졌으니 중간선거 이전이라도 그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커진 게 아닌가 싶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미 정상이 만나면 “종전선언은 그 뒤 어느 시점에 이뤄질 테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종전선언이 이뤄지고 난 뒤가 되는 게 순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북-미 2차 정상회담→종전선언→김 위원장 서울 답방이라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음을 드러내는 설명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성연철 김지은 기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