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미-이란 긴장고조…‘이란 핵합의 복원’ 약속 바이든 부담 커져

등록 2021-01-05 15:51수정 2021-01-05 16:14

트럼프 퇴임 때까지 미-이란 관계 악화일로
이란, 바이든 겨냥해 협상력 높이려는 듯
이란 핵농축 상향은 바이든 운신폭 좁힐 수
4일(한국시각)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에 접근하는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함정. 로이터 연합뉴스
4일(한국시각)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에 접근하는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함정.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퇴임을 코앞에 두고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란 핵합의 복원’을 공약한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이란 사이의 긴장 수위는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가 미군의 공습으로 숨진 1주기(1월3일)를 계기로 가파르게 올라갔다. 미국은 1주기를 앞두고 최근 중동 지역에 전략폭격기 B-52를 배치하고, 귀환 예정이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을 이 지역에 남겨둔다고 발표하는 등 이란의 보복 공격 가능성에 대비했다. 이란은 4일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높이는 작업을 시작하고, 같은 날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를 나포했다. 우라늄 농축 농도 20%는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90%보다는 낮지만 2015년 이란이 미국·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과 맺은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제한한 3.67%를 크게 넘는 수치다.

미 국무부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 개시를 “핵 강탈 활동을 확대하려는 분명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또 한국 유조선 나포를 “국제사회의 제재 압력 완화를 얻어내려는 시도”라고 비난하면서 억류 즉시해제를 촉구했다.

미국과 이란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원유 수출 봉쇄 등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며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에도 예멘 주재 이란 대사 등에게 제재를 가하고,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관을 겨냥한 로켓포 공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란을 지목하며 경고하는 등 퇴임 직전까지 압박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이란의 행동은 바이든 당선자에게 핵합의 복원에 서둘러 나서라는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2015년 미 부통령으로서 이란 핵합의 도출에 관여했던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하면 미국도 이 합의에 복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미-이란 관계가 악화할수록 바이든 당선자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에너지부 장관으로서 이란 핵합의 체결에 관여했던 어니스트 모니즈는 우라늄 농축 농도 20%로 상향에 대해 “이란이 지금까지 취한 어떤 조처들도 뛰어넘는 ‘게임 체인저’”라며 “이란이 무기 프로그램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기가 더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고 <액시오스>가 4일 전했다. 이란과 대화할 명분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수 매체인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사설에서 “이란은 미 행정부에 2015년 핵합의 복귀를 서두르도록 압력을 가하려고 핵 농축을 상향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유럽과 함께 트럼프 시절의 대이란 제재를 유지하면 이란이 양보 압박에 놓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오는 6월 대선에서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보다 더한 대미 강경파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5개월 안에 핵합의 복원 문제를 정리하는 게 미-이란 양쪽에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란의 공세적 행동은 당장 공화당 등 미 국내에서 바이든 당선자의 대이란 외교 속도전에 제동을 걸게하는 강력한 빌미가 될 수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일 외무상 만난 베를린 시장, ‘평화의 소녀상’ 철거 시사 1.

일 외무상 만난 베를린 시장, ‘평화의 소녀상’ 철거 시사

13살 메시를 바르셀로나 데려온 냅킨 계약서…13억원에 팔렸다 2.

13살 메시를 바르셀로나 데려온 냅킨 계약서…13억원에 팔렸다

일본이 ‘동성애’ 이유로 차별·박해한 커플…캐나다는 ‘난민’ 인정 3.

일본이 ‘동성애’ 이유로 차별·박해한 커플…캐나다는 ‘난민’ 인정

바이든 “제정신 아냐”-트럼프 “전기의자 앉혀야”…주말 유세 ‘난타전’ 4.

바이든 “제정신 아냐”-트럼프 “전기의자 앉혀야”…주말 유세 ‘난타전’

쿠알라룸푸르 클럽의 ‘뉴진스님’…말레이 불교도한테 불편한 이유 5.

쿠알라룸푸르 클럽의 ‘뉴진스님’…말레이 불교도한테 불편한 이유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