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졸업생 등 약 600명이 모인 하버드대 한인 총학생회(HKS)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을 쓴 존 마크 램자이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에 대한 규탄 성명을 8일 발표했다. 앞서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 학생회(KAHLS)와 하버드대중국계학생회(CLA) 등이 공동 비판 성명을 냈고, 일부 하버드대 교수들도 램자이어 교수에 대한 비판 의견을 밝혔다.
한인 총학생회는 “(램자이어 교수의 논문은) 매우 편향되고 신뢰성이 떨어지는 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잘못된 결론이다. 전쟁 성폭력 피해 여성을 매춘부로 지칭하여 그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나아가 식민사관을 옹호하는 주장”이라며 “램자이어 교수의 공식적인 사과와 논문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램자이어 교수는 위안부 여성 징집 과정에서 자행된 사기, 인신매매, 납치 등의 사례는 무시하고 극히 일부의 한국인 중간 공급자 사례만을 예시로 들며 징집 과정 전체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호도하고 있다”며 “일본군에 의해 작성된 위안부 여성들의 근로 계약서를 근거로 그들이 자의에 의해 위안부에 합류했다는 주장은 범죄 당사자에 의해 작성된 자료를 근거로 범죄인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논리이다”라고 주장했다.
한인 총학생회는 “램자이어 교수의 논문은 전범 국가의 범죄행위를 옹호함과 동시에 전쟁 성매매 피해 여성들에게 2차 피해를 주고, 반인륜적 행위인 일본군 위안부를 정당화시킴으로 학생들에게 연구 윤리에 대하여 그릇된 의식을 남길 수 있다”며 논문이 게재될 예정인 학술 저널(인터내셔널 리뷰 오브 로 앤 이코노믹스)에 램자이어 교수의 논문 게재를 취소할 것을 요청했다.
한인 총학생회는 이날 발표한 규탄서를 하버드대학과 논문이 게재될 저널, 램자이어 교수에게 각각 전달할 예정이다. 정우원 하버드대 한인 총학생회 회장은 “램자이어 교수에게 사과를 받고, 저널에 논문이 실리는 것을 막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추가적인 탄원서를 작성해, 다음주 중에 전체 하버드대 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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