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지난 26일 열린 남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종목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구토하는 모습이 방송에 생중계됐다. 도쿄/AP 연합뉴스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남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종목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구토하는 모습이 방송에 생중계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폭염과 수질 문제가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 남자부 개인전은 지난 26일 오전 6시30분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렸다.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를 연달아 소화해야 해 워낙 운동 강도가 높은 종목이긴 하다. 하지만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지고 일부는 구토하는 모습이 중계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미국 야후스포츠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26일 “더위를 피하기 위해 경기 시간을 오전 6시30분으로 당겼지만, 경기에서 증명됐듯 열을 이길 수 없었다”며 “시작 당시 기온은 이미 섭씨 29.4도였고 상대 습도는 67.1%였다”고 지적했다. 웨트젤은 “결승선이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1시간45분04초로 우승을 차지한 노르웨이의 크리스티안 블룸멘펠트 선수도 결승선을 통과한 뒤 주저앉아 구토를 했다. <뉴욕 포스트>는 “그는 극심한 더위로 고통스러워하는 듯했고, 의료진이 그를 일으켜 세우기도 전에 구토했다”고 전했다.
폭염뿐만 아니라 수질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2년 전 오픈워터(야외 장거리 수영대회) 시범대회 때 바닷물 냄새와 수질이 좋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던 곳”이라고 전했다. 당시 선수들 사이에서 “화장실 냄새가 난다”는 불만이 있었고, 일부 경기는 기준치가 넘는 대장균이 검출돼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도쿄의 하수도 대부분은 오수와 빗물을 함께 정화하는 방식”이라며 “폭우가 쏟아지면 정화할 수 없는 오수가 하천 등을 통해 오다이바가 있는 도쿄만 바다로 방출돼 수질이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경기는 수질 등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수질 때문이다.”, “폭염이 원인이다”,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워낙 힘들어 구토하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등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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