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6일 오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 발사에 대응해 육군 전술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8발을 사격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이 올들어 벌써 17번이나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정확히 몇 발을 쐈는지’에 대한 한·일 군 당국의 정보 판단이 계속 어긋나고 있다. 대부분 한국 쪽 정보가 정확했던 것으로 확인돼 일본에선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한·미·일 3각 군사 협력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5일 북한이 오전 9시8분께부터 약 35분여 동안 평양 순안 등 등 4개 지역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방위성은 같은 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최소 6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한-일 군 당국 간 발표에 무려 ‘2발’이나 차이가 난 셈이다. 다만, 방위성은 “6발 이외에도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일본은 인공위성, 육상의 탐지 레이더, 해상의 이지스함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인지하고 궤도를 추적한다. 하지만 지구가 둥근 만큼, 지평선·수평선 너머인 북한 쪽에서 이뤄진 미사일의 초기 움직임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일종의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이다.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을 정확히 추적·요격하려면 북한에 붙은 한국과 주한미군이 탐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아 자신들의 자료와 묶어 사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2019년 5월 이후 북한이 정상적 궤도를 그리지 않는 다양한 ‘변칙 궤도’ 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하면서 한·일,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올해 들어선 장거리·단거리 미사일의 ‘섞어 쏘기’, 복수의 장소에서 ‘동시 쏘기’ 등 한층 진화한 공격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수의 미사일을 거의 동시에 표적에 쏘는 포화 공격은 요격이 더욱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그 때문인지 올 들어 한·일 간 정보 격차가 도드라지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도 한국 합참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3발 쐈다고 발표했지만, 일본은 ‘적어도 2발’이라고 밝혔다. 미사일 개수를 틀릴 뿐 아니라 정확한 궤도를 탐지하지 못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방위성은 지난달 11일 합참과 같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3발 발사했다고 밝혔지만, 비행 거리와 관련해 “통상의 탄도궤도라면 약 350㎞ 정도 비상하고 낙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탄도가 변칙적인 움직임을 보여 종말 단계 궤도 추적이 이뤄지지 못했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한·미·일 3개국 국방장관은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와 동시에 자체 방위력 강화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5일 기자단을 만나 “모든 상황에 대비해 이른바 ‘반격 능력’(적기지 공격 능력)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 방위력의 근본적인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당은 공격 대상을 기지뿐만 아니라 ‘지휘·통제’ 기능도 포함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언한 상태다. 일본이 평양과 베이징의 핵심시설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는 의미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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