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8일 시민들이 아베 신조 전 총리(64) 피격 사실을 전하는 요미우리신문 호외판을 읽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10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위해 나라현 나라시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해상자위대원 출신 41살 남성이 쏜 총에 맞아 현재 심폐정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AP 연합뉴스
총 소리가 두 번 울리고,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아베 전 총리가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8일 오전 11시반께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중이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격당한 장면을 일본 언론들은 이렇게 전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야마가미 데쓰야 용의자가 범행에 쓴 도구는 쇠파이프 모양의 총열이 2개인 총이다. 까만 접착 테이프로 돌돌 말아 감싼 모양을 하고 있었다. 군사관계 저널리스트인 세라 미쓰히로는 <월간 겐다이 디지털>과 인터뷰에서 “이 총기는 소드 오프 쇼트건(Sawed-off shotgun)이라 불리는 산탄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를 저격한 총으로 보이는 물건이 아스팔드 위에 떨어져있다. NHK 누리집 갈무리
이 총은 총신을 아주 짧게 자르고, 개머리판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 휴대하거나 다루기에 간편해서 외국에서는 은행강도 등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총신이 짧기 때문에 사정거리도 짧지만, 탄알들이 흩어져 가까운 거리에서 맞으면 타격이 크다고 한다. 용의자는 검은 숄더백에 이 총기를 넣어 휴대했고, 아베 전 총리의 뒤쪽 5미터 거리에서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라는 “일본에서는 총기개조가 금지돼 있지만, 총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개조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해상 자위대원 출신인 야마가미 용의자는 총기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직접 개조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범인이 직접 제조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군사무기 관련 저술가인 하스미 고시로는 인터넷 매체 <사키시루>에 “범인이 직접 만든 수제총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업체에서 만든 엽총들과는 모양이 다르고, 발사 때 피어난 연기가 총기에 주로 쓰이는 화약에서 나는 것과 달라 보인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아베 전 총리는 역사를 등지고 30여명의 시민 앞에서 연설하고 있었다. 범인은 아베 전 총리가 연설을 시작한 뒤 뒤쪽으로 다가와 총격을 가했다. 특별히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정남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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