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부터)가 18일(현지시각) 미국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에선 18일(현지시각)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이 대북을 넘어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으로 협력의 범위를 확대하며 이를 제도화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 뒤 취재진을 만나 “이번 회의에선 세 가지 성과를 달성했다”며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이 새로운 높이로 올라갔고 △협력의 저변이 넓어졌으며 △3국 협력을 계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과 정치권도 비슷한 견해를 쏟아냈다. 후지사키 이치로 일미협회장(전 주미대사)은 20일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그동안) 한·미·일 협의 대상은 북한으로 한정돼 있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중국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대응이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협력을 시작하는 동시에 3국 공동훈련, 정보공유의 확대를 명기했다. 또 정상·외무상·방위상·국가안보국장 간에 모임을 정례화한 것은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19일 기자들을 만나 “한·미·일이 한 단계 높은 안보 협력을 시작한 것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참의원(전 외무 부대신)도 “3국은 지금까지 북한 대응을 주축으로 했다. 이번에 대상을 중국으로 넓힌 의의는 크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 역시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높이 평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에서 “한·미·일 협력은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대응이 주안점이었다. 이번 회담은 그런 3국의 역할을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안보 문제로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인도·태평양 대화 창설과 반도체 등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에 3국이 뜻을 모았다. 그동안 한국은 중국을 자극하는 데 신중했던 만큼, 전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미·일의 협력 강화 목적이 중국·북한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지역의 안정’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한·미·일이 중국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각각 다르다. 이런 가운데 대결 자세가 강해지면 오히려 엇박자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나아가 협력의 “대국적 목표가 중국에 대한 대항이 아니라 지역의 안정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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