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보관 중인 오염수 탱크 모습. 후쿠시마/로이터 연합뉴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의 바다 방류가 시작된 가운데 올해는 버리는 만큼 오염된 물이 새로 생겨나 사실상 ‘깨진 독에 물 붓기’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25일 “올해 바다로 방류되는 처리수의 양은 탱크 30기 정도지만 새로 발생하는 양이 20기로 실제 줄어드는 양은 약 10기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전력은 24일부터 17일 동안 7800t을 시작으로 올해 네차례에 걸쳐 오염수 총 3만1200t을 방류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도 노심용융(멜트다운)을 일으킨 핵연료가 엉켜 있는 원전 안으로 빗물과 지하수 등이 스며들면서 매일 90~140t의 오염수가 새로 생기고 있다. 올해 발생하는 오염수의 양만 약 2만t이다. 이런 이유로 연말까지 3만1200t를 버리지만 실제 줄어드는 양은 약 1만1200t으로 총량의 0.8% 수준이 될 전망이다.
도쿄전력은 “올해가 첫 방류라 소량을 신중하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오염수의 방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무한정 늘릴 수도 없다.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제거되지 않는 삼중수소의 경우 일본의 법적 기준치인 연간 22조베크렐(㏃·방사성 물질의 초당 붕괴 횟수 단위)을 초과해 바다로 방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삼중수소 농도는 바닷물로 희석해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1리터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낮춘 뒤 방류하기로 했다. 도쿄전력은 내년 방류 계획은 올해 말 공표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난 24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에서 약 5㎞ 떨어진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의 바다 모습. AFP 연합뉴스
오염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오염수가 새로 발생하지 않게 하면서 원전 폐로(해제)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하지만 오염수 추가 발생을 막으려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대응은 실패했고, 폐로(2051년까지 종료)가 지금 짜둔 계획대로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방류 기간이 무한정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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