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디난드 마르코스(사진 왼쪽) 필리핀 대통령은 올 2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총리 관저 누리집.
일본이 필리핀에 자국산 ‘방공 레이더’를 납품하는 등 2014년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이 시행된 뒤 처음 완제품 형태의 방위 장비를 수출하게 됐다.
일본 방위성은 2일 자료를 내어 “방위장비 이전 3원칙 이후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하나가 돼 방위장비 수출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번에 납품한 레이더가 첫 완제품 이전(수출)”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표명한 ‘무기 수출 3원칙’에 따라 무기 수출을 사실상 금지해 왔다. 하지만, 2014년 아베 신조 2차 내각 때 이를 ‘방위장비 이전 3원칙’으로 수정하며 일부 수출이 허용되기 시작했다.
이번 수출은 미쓰비시전기가 2020년 필리핀 국방부와 ‘경계관제 레이더’ 4기를 납품하기로 계약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지난달 1기가 납품됐고, 나머지 3기는 2025년까지 보낼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3일 필리핀을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나 방위 협력 방안 등도 논의한다. 기시다 총리는 이 만남에서 무상으로 감시 레이더를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4월 신설한 우호국에 방위 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정부 안보능력강화 지원’(OSA) 제도의 첫 적용 국가로 필리핀을 선택했다. 우호국의 안보 능력을 높여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다툼을 하고 있다.
방위성은 “필리핀은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전략적 파트너이다. 필리핀과 방위장비·기술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일본과 지역의 평화·안정에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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