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전력 14% 부족 이유
일 언론들도 ‘찬-반 분열’
일 언론들도 ‘찬-반 분열’
일본 내에서 논란이 거셌던 후쿠이현 오이 원자력 발전소가 결국 재가동에 착수했다. 이로써 일본에서 상업용 원전이 모두 정지된 상태를 이르는 ‘원전 제로’는 다음달 초 오이 원전의 본격적인 재가동과 함께 두달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엔에이치케이>(NHK) 등 일본 언론은 16일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오이 원전이 자리한 후쿠이현 니시가와 가즈미 지사로부터 원전 재가동에 대한 동의를 얻어 이날 오이 원전의 가동 재개를 최종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오이 원전이 자리한 후쿠이현의 니시가와 가즈미 지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노다 총리를 만나 사용 후 핵연료의 중간저장 대책을 국가가 떠안고, 지진과 쓰나미 예측을 태평양뿐 아니라 동해 쪽에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 등 8가지 조건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원전 재가동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노다 총리는 “후쿠이현의 어려운 결정에 감사한다”고 답한 뒤, 관계 4개 장관 회의를 열어 원전 재가동을 전격 결정했다. 간사이 전력은 당일 오후부터 재가동에 착수해 3호기는 이르면 다음달 8일, 4호기는 다음달 24일에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올 여름 예상되는 전력 부족이다. 정부는 원전을 재가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10년 만의 무더위가 찾아오면 피크 시간 때 전력 공급이 수요에 견줘 14.7% 정도 부족하다는 전망치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반해 오이 원전 3·4호기의 재가동에 대해 정부의 신중한 판단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이 전체 의원의 3분의 1(120여명)을 넘는데다, 전임 간 나오토 총리도 원전 문제에 대해서만은 ‘탈원전 로드맵을 생각하는 모임’을 발족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탈원전론자들은 당장의 원전폐쇄가 아니더라도,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가동하는 것에는 결사반대하고 있다.
이런 분열 상황을 반영하듯 <아사히신문>은 17일치 1면에 ‘원전 의존사회로 돌아가려는가’라는 과학부장의 글을 실었고, <요미우리신문>은 1면에 ‘헤매다가 드디어 결정하는 정치를 했다’는 제목의 원전 재가동 시리즈를 시작했다. <도쿄신문>은 사설에서 “(정부는 원전 재가동을 결정했지만) 우리들은 일본의 미래를 포기하지 않는다. 원전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를 목표로 하자”고 호소했다. 원전 재가동 반대 1천만명 서명운동을 벌여온 노벨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 등 시민단체 인사들은 15일 총리관저를 찾아 서명한 751만명 중 645만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이번 결정으로 다른 원전의 재가동도 시간 문제가 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결정은 도호쿠 전력의 아오모리현 히가시도리 원전 1호기의 재가동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원전 정지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는 주민들이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돌싱엄마가 결혼하는 딸에게
■ 이석기 “애국가 국가 아니다…진정한 국가는 아리랑”
■ “칼로 찌르고 싶었어요” “나 같아도 그랬겠네요”
■ 잉글랜드, 숙적 스웨덴에 극적 3-2 역전승
■ 미꾸라지 살린다는 ‘메기 효과’, 알고보니…
■ 돌싱엄마가 결혼하는 딸에게
■ 이석기 “애국가 국가 아니다…진정한 국가는 아리랑”
■ “칼로 찌르고 싶었어요” “나 같아도 그랬겠네요”
■ 잉글랜드, 숙적 스웨덴에 극적 3-2 역전승
■ 미꾸라지 살린다는 ‘메기 효과’, 알고보니…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