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미 해군 제5 폭발물처리대(EOD) 503소대에 속한 크리스토퍼 밴리퍼 이등 잠수사가 남중국해 해상에서 대잠수함 헬리콥터 비행대 소속 헬기에서 줄을 타고 미 항모 조지워싱턴 갑판으로 착륙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미 해군 제 7함대는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 사이에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유사 사태가 벌어지면 적극 개입하게 된다. 미 해군 제공
동중국해서 미사일 발사훈련도
양국 영토분쟁 갈수록 첨예화
미 “당사자간 평화적 해결해야”
양국 영토분쟁 갈수록 첨예화
미 “당사자간 평화적 해결해야”
일본 정부가 중국과 영토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하자, 이를 견제하는 중국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일본 정부의 국유화 발언이 나온 지 닷새 만인 지난 10일 센카쿠열도가 속한 동중국해 해상에서 실탄 해상훈련에 돌입했다. 홍콩 <명보>는 11일 중국 해군 동해함대가 일본 자위대를 가상의 적으로 삼아 댜오위다오 상륙 등에 초점을 맞춘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고, <문회보>도 이번 훈련에 중국 해군의 최신형 상륙함, 호위함, 구축함 등이 총출동해 댜오위다오를 목표로 가정한 미사일 발사 훈련도 실시된다고 보도했다.
11일 오전에는 중국의 어업지도선 3척이 일본이 주장하고 있는 센카쿠열도 주변 영해에 침입해 일본 해경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4시간 정도 대치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이날 오전 4시께 일본 영해를 침범한 중국의 어업지도선들이 일본의 퇴거명령에 대해 “이 배는 중국의 해역에서 정당한 공무를 수행하고 있다”, “댜오위다오를 포함한 이곳 도서는 중국의 영토다”라고 주장하며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어업지도선은 이날 오전 8시께 해역 밖으로 벗어났다.
일본 정부는 즉시 청융화 주일본 중국대사를 소환해 강한 유감의 뜻을 전했다.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계 부처와 협의해 센카쿠열도 주변 해역에 대한 경계 감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은 이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고 있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발표 이후 첫 각료급 접촉을 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두 나라가 애초 해상 충돌을 막기 위한 ‘해양협상’ 추진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센카쿠 국유화 문제로 설전을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의 갈등이 첨예화되자 미국은 영토분쟁에는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 문제에 대해 “미국은 당사자들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길 원한다”며 “미국은 센카쿠열도의 최종 소유권 문제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9일 겐바 외상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설명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지만, 겐바 외상은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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