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회·다함께당 모임 성과 없어
통합엔 찬성…방법엔 이견 팽팽
제1야당인 민주당 주류는 무반응
“중심 정당들 내부문제로 난항”
통합엔 찬성…방법엔 이견 팽팽
제1야당인 민주당 주류는 무반응
“중심 정당들 내부문제로 난항”
“합당 대신 정당 연합이 바람직하다.”(다함께당)
“그래서는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일본유신회)
일본 야권의 재편 방향을 모색하려고 2일 오사카부청에서 열린 마쓰이 이치로 일본유신회 간사장과 아사노 게이치로 다함께당 간사장 사이의 만남은 일단 성과 없이 끝났다. 자민당의 독주에 맞서 야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생각이나 정책이 같은 정당끼리는 합당을 하는 게 좋다는 일본유신회의 주장과 현재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느슨한 정당 연합으로 가자는 다함께당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탓이다.
자민당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 일본 정치판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를 견제할 야권의 합종연횡 움직임이다. 현재 일본 중의원의 의석 구도를 보면 자민당이 전체 480석 가운데 295석,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31석을 점하고 있다. 두 당의 의석을 더하면 326석으로 전체의 3분의 2를 넘는 67.9%에 이른다. 이에 견줘 야권은 집권당에서 하루아침에 군소 정당으로 추락한 민주당이 57석, 극우파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이끄는 일본유신회가 53석, 다함께당이 18석,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이 이끄는 생활당이 7석을 확보하고 있는 등 전체적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야당 의원 대부분이 야당 재편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 중심이 돼야 할 민주당, 일본유신회, 다함께당이 모두 내부 문제를 안고 있어 재편이나 재결집의 계기가 마련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야권 재편론을 꺼내든 쪽은 일본유신회다. 히라누마 다케오 일본유신회 대표 대행은 1일 오카야마현에서 “자민당은 업자와 유착 등으로 이미 예전의 자민당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민주당, 다함께당과 함께 신당 구상을 해야 하는 시기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유신회에 입당한 마쓰노 요리히사 중의원도 지난달 30일 <마이니치신문>과 인터뷰에서 “지금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안정돼 있지만 아베노믹스에 문제가 생기는 날이 반드시 온다. 그때 정권을 떠안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일본 유신회, 다함께당, 민주당 우파가 연합한 100석 규모의 대규모 정당을 만들자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제1야당인 민주당의 주류파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야권 연대는 필요하지만, 정책과 이념이 다른 정당이 합쳐서 선거에 이긴다 해도 정책 시행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민주당은 2003년 9월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이 이끌던 자유당과 합당해 2009년 8월 역사적인 정권 교체를 이뤄냈지만, 소비세 증세,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참여 문제 등을 둘러싼 당내 대립으로 다시 분당된 바 있다. 2009년 중의원 선거에서 300석 넘는 대승을 거둔 민주당은 이 대립으로 궤멸적 타격을 입고 현재의 위치로 쪼그라들었다. 실제로 오카다 가쓰야 전 부총리,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상 등 현재 민주당의 주류는 야권 연합 움직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일본의 진보 진영에서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수상이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헌법 개정을 막으려면 진보 진영이 결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사민당이 없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호헌 세력이 단결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현재 사민당의 중의원 의석이 2석에 머무르는 등 존재감이 없어 현실적인 영향력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