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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첫 원전마을 도카이무라
‘탈핵’파 후보, 촌장 당선 실패

등록 2013-09-09 20:28수정 2013-09-09 21:19

‘원전정책’ 관심 속 중립파 압승
탈원전을 둘러싼 일본 시골 마을 고민의 결과는?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8일 치러진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 촌장 선거에서 전 부촌장인 야마다 오사무(52·무소속)가 공산당의 추천을 받은 후쿠다 아키라(56·무소속)를 꺾고 새 촌장으로 선출됐다고 9일 보도했다. 전체 유권자 수가 3만158명에 불과한 시골 마을의 촌장 선거에 전 일본의 시선이 집중됐다. 일본의 원자력 역사에서 이 마을이 차지하는 독특한 상징성 탓이다.

도카이무라는 1966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상업용 원전이 가동한 마을로 유명하다. 그동안 크고 작은 원전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99년 9월 이 지역에 있는 고속증식로인 ‘조요’에 사용되는 핵연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작업원들이 치사량을 넘는 방사선에 피폭된 ‘JOC 임계사고’다. 이때 피폭된 오우치 히사시 등 작업원들이 83일 동안 치료를 받다 숨져가는 과정이 텔레비전 방송 등으로 보도돼 일본의 탈원전 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전임 무라카미 다츠야(69) 촌장은 이 사건과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겪은 뒤,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원전이 필요하다는 찬핵에서 적극적인 반핵으로 태도를 바꿨다.

무라카미 촌장이 은퇴를 선언해 등장한 이번 선거 구도도 언론의 주목을 잡아 끌만큼 극적이었다. 지역 언론인 <이바라키신문>은 4일 “원전 재가동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탈원전을 내건 후쿠다 후보와 원전에 중립적인 견해를 밝힌 야마다 후보가 맞붙어 선거 결과가 촌 밖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산당의 추천을 받은 후쿠다 후보는 3일 첫 유세에서 “(지역민들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지자체라면 원전 폐쇄를 추진해야 한다.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 촌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마다 후보는 “주민들이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모아 토론을 진행해 나가겠다”며 탈원전에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그 때문에 일본 언론들은 “원전과 공존해야 한다”는 견해인 촌 의회가 야마다 후보 지지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선거함 뚜껑을 열자, 야마다 후보가 1만1758표를 획득해 3238표에 그친 후쿠다 후보를 압도했다. <이바라키신문>은 “야마다 후보가 전임 무라카미 촌장의 지지를 확보한데다, 복지·교육·환경·농업 등을 발전시키고 상공업과 관광업을 지원해 지속 가능한 마을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대승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도카이무라 사람들은 탈핵과 경제라는 두 개의 선택지 가운데 일단은 경제에 한 표를 던진 셈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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