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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반한 혐오구호 막기 나선 일 시민사회

등록 2013-09-25 20:04수정 2013-09-25 22:32

최근 일본 사회에서 급증하고 있는 혐한 시위 등에 대응하려고 일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5일 도쿄 신주쿠 신오쿠보의 한 공연장에서 ‘혐오 구호(헤이트 스피치)와 인종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국제네트워크’ 출범 행사를 열었다. 이 모임에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등 21명이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화면 앞에 “노리코에네트, 출범 기자회견”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최근 일본 사회에서 급증하고 있는 혐한 시위 등에 대응하려고 일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5일 도쿄 신주쿠 신오쿠보의 한 공연장에서 ‘혐오 구호(헤이트 스피치)와 인종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국제네트워크’ 출범 행사를 열었다. 이 모임에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등 21명이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화면 앞에 “노리코에네트, 출범 기자회견”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노리코에네트’ 단체 결성 활동나서
“한국바보-일본바보 엉켜
양국관계 어렵게 해”
“너 같은 사람은 살 가치도 없어, 죽어버려. 어서 이 나라에서 꺼지지 못해!”

25일 일본 도쿄 안의 한국이라 불리는 신주쿠 신오쿠보의 한 공연장. 화면에 일본 혐한 단체의 집회 광경이 상영되자, 장내에 침묵이 깔렸다. 일본의 한 젊은이가 겁에 질린 중년 여성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내뱉고 있는 광경이었다.

최근 급증한 혐한 집회에 대응하려고 일본의 시민사회가 ‘혐오 구호(헤이트 스피치)와 인종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국제네트워크’(이하 노리코에넷·‘노리코에’는 넘어섬을 뜻하는 일본어)를 만들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날 발족한 노리코에넷의 공동대표로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재일 조선인 문제에 천착해 온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 일본 사회의 뿌리 깊은 부락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쳐온 마쓰오카 토오루 부락해방동맹 중앙본부 서기장 등 21명이 이름을 올렸다. 공동대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단체인 ‘잇수이카이’의 스즈키 구니오 고문이었다. 그는 “진정한 우익이라면 저런 배외주의적인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현실이 이렇다면 많은 국민이 이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언론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대표로 참여한 작가 나카자와 케이는 “(혐한 단체인) 재특회가 발족한 때가 7년 전이고, 4~5년 전부터 재일 조선인의 참정권에 반대하는 집회가 시작했다”며 “지난해 8월부터 혐오 집회가 급속히 늘어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노리코에넷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 3~8월 여섯달 동안 확인된 혐오 집회는 모두 161건이고 1건당 평균 43명 정도가 참가했다. 도쿄와 조선인 집단 거주지가 몰려 있는 오사카 등 간사이 지방에서 열린 혐오 집회가 주로 주목 받았지만, 홋카이도의 삿포로에서 규슈의 오이타까지 전국적으로 혐오 집회가 열리고 있다고 노리코에넷이 지적했다.

혐오 집회가 최근 급속히 증가한 이유에 대해 다나카 명예교수는 “일본 정부가 고교 무상 교육 적용 대상에서 조선학교를 제외하는 등 국가가 차별을 조장하고 있는 현실이 민간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조선인과 중국인 등 타자와 공존할 수 있는 건전한 일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출신의 재일동포 3세이자 이번 모임을 주도한 신옥숙 인재육성기술연구소 소장은 한국 정부와 한국인에게도 일침을 날렸다. 그는 “한국 정부는 그동안 재일 조선인의 인권 문제에는 무관심한 채 많은 이들을 간첩으로 몰아 잡아 가두거나 이용했을 뿐”이라며 “한국에서도 최근 국수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한국의 바보 같은 이들과 일본의 바보 같은 이들이 서로 엉켜 양국 관계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리코에넷은 앞으로 일본 사회의 관련 단체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혐오 집회에 대응하고, 혐오 집회가 열리는 장소를 찾아가 반대 운동도 펼치기로 했다.

글·사진 도쿄/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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