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0일 추계예대제 기간동안
지난번처럼 공물만 봉납 예정
지난번처럼 공물만 봉납 예정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20일에 열리는 추계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10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따서 아베 총리가 한국·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 및 신사 참배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고려해 이번 추계예대제 때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대신 지난 춘계예대제 때처럼 사비로 공물인 마사카키(화환 모양의 제구)를 봉납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 주변의 한 관계자는 “공물료를 내는 것도 한국과 중국이 비난할지 모르지만, 춘계예대제 때 한 것 이하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춘추계예대제는 야스쿠니신사의 연례행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이날 일왕의 칙사가 방문해 공물을 바치고 제문을 읽는다.
신문은 이와 관련해 “이번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미국과의 관계”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여러 경로로 아베 총리에게 신사 참배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3일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 때 방일한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야스쿠니신사를 놔두고 그곳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인 지도리가후치 전몰자묘원을 참배했다. 이는 지난 2월 방미 때 아베 총리가 미국 워싱턴의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며 “야스쿠니신사는 일본의 알링턴”이라고 한 말을 보란 듯이 부정한 것이기에 일본에서 적잖은 파문을 낳았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과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상이 이번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각료는 4월의 춘계예대제 때와 8월15일 ‘종전기념일’에도 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총리·부총리·관방장관·외무장관 등 주요 각료를 제외한 다른 각료들의 신사 참배는 ‘개인의 판단’이라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춘계예대제 때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의 수는 2011년 54명, 2012년 81명이었으나, 아베 정권 들어 두배가 넘는 168명으로 폭증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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