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재임 기간 중 참배 뜻 밝혀
미국의 압력 등으로 올해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단념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재임 기간 중에 꼭 야스쿠니를 참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9일 아베 총리는 2011년 3월 원전 사고로 큰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를 방문해 “국가를 위해 싸우다 숨진 분들에게 존경의 뜻을 보이는 것은 지도자로서 당연한 행동이다. 1차 내각(2006~2007) 때 임기 중에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못한 것을 ‘말할 수 없는 통한’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생각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 일본 언론들은 “임기 중 참배할 수 있는 기회를 찾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아베 총리는 총리가 되기 전엔 꼬박꼬박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지만 지난해 12월 총리가 된 뒤에는 4월 봄 예대제와 20일 끝난 가을 예대제 기간 때 직접 참배를 하는 대신 화환 모양의 제구인 마사가키를 봉납하는데 그쳤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한국과 중국 등을 배려해 참배를 자제한 것이라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아베 총리의 인식에 변화가 없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 등 양국간 관계 정상화의 계기가 마련되긴 힘들 전망이다. 정상회담을 한 뒤 아베 총리가 내년 봄 야스쿠니를 참배하면 한국 정부가 아베 총리의 역사관을 추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20일 오전 후쿠야 게이지 국가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담당상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이번 가을 예대제 기간 동안 각료로는 두번째 참배다. 그는 기자들에게 “주변국을 자극하려는 의도는 없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을 추도하는 것은 국내 문제”라고 말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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