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도입…2011년 사실상 사문화
아베참석 `‘방위력 간담회’서 “재검토”
아베참석 `‘방위력 간담회’서 “재검토”
일본이 사실상 사문화한 ‘무기 수출 3원칙’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또 일본이 앞으로 대처해야 할 안보 환경의 주요 과제에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명시했다.
일본 정부는 21일 아베 신조 총리가 참여한 가운데 ‘안전보장과 방위력에 관한 간담회’를 열어, 일본의 미래 외교·안보 정책의 지침이 되는 ‘국가안전보장전략’(NSS)의 원안을 정리했다. 이를 보면, 일본은 “국제협력주의에 기반을 둔 적극적 평화주의를 펼쳐나간다”는 기본 원칙 아래 △국제 테러 대책 강화 △무기 수출 3원칙 재검토 △미일동맹 강화 △사이버 공격에 대한 보안 강화 등의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 등 주변국들이 주목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은 아직 일본 국내의 논의가 진행 중인 현실을 고려해 이번 원안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가 (연립) 여당의 의견을 수렴한 뒤 12월께 이 안을 ‘방위계획대강’의 재검토 안과 함께 각의결정(국무회의 의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원안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일본이 대처해야 할 과제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명기한 대목이다. 앞서 일본은 올해 <방위백서>에 일본 안보 환경의 불안 요인으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핵실험 등 도발 행위와 중국에 의한 영해·영공 침입” 등을 꼽았고, 지난 3일 도쿄에서 열린 미-일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인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회의)에서 중국을 향해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책임감 있고 건설적인 구실 담당 △국제규범 준수 △군사적 투명성 제고 등을 요구했다.
일본은 1967년 이후 지켜 온 ‘무기 수출 3원칙’(공산권이나 유엔 결의로 무기 수출이 금지된 나라 및 분쟁지역에는 무기를 수출하지 않으며 그밖의 지역에 대한 수출도 삼간다는 원칙)도 재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일본은 미국과 군사 협력 강화를 명분으로 이 원칙의 예외를 만들었고, 2011년 노다 민주당 정권 때는 국제 공동으로 개발·생산하는 무기 등에 대해선 이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폭넓은 예외를 인정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조처의 목적은 방위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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