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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주간지들, 맘에 안드는 사람 ‘마녀사냥’

등록 2013-10-27 20:21수정 2013-10-27 21:26

뉴스 진행자 미노 몬타 하차시켜
‘아들 절도미수’ 선정적 보도 등
노골적 흠집내기 기사 쏟아내
‘혐한 감정’ 조장 보도도 부쩍 증가
“부모와 자식의 연은 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아이를 불완전한 모습으로 세상에 내보내 아버지로서 책임이 큽니다.”

26일 오후 도쿄 미나토구 오쿠라 호텔. 오랜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일본의 유명 방송인 미노몬타(69·본명 미노리카와 노리오)의 얼굴이 흙빛으로 굳어 있었다. 그는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20초 정도 사죄의 인사를 올렸다. 그러곤 자신이 진행해온 <도쿄방송>(TBS)의 버라이어티 뉴스 프로그램인 ‘미노몬타의 아침즈밧(아침쏙)’과 ‘미노몬타의 토요즈밧’에서 하차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의 둘째 아들 미노리카와 유토가 9월13일 술에 취한 회사원의 지갑을 훔쳐 절도미수죄로 체포된 지 두달여 만의 일이다.

지난 두달여 동안 일본 연예 뉴스의 중심에는 미노몬타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노몬타는 일본 방송계에서 어려운 뉴스를 재미있게 해설해 주면서도 날카로운 사회 비판을 잊지 않는 진행자로 큰 명성을 쌓았다. 그가 몰락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은 8월30일 <…아침즈밧>에서 젊은 아나운서의 허리 근처를 만져 성추행 의혹을 산데 이어, 둘째 아들과 관련된 사고가 터지면서부터다.

문제가 불거지자 <슈칸분슌> <슈칸신쵸>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주간지들이 미노몬타 죽이기에 나섰다. <도쿄신문>은 27일 외부 기고를 통해 미노몬타 사태를 지금까지 끌고 온 배경에는 주간지의 노골적인 (미노몬타 죽이기) 캠페인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슈칸분슌>은 10월31일치에서 미노몬타가 총리와 식사를 하는 등 가까워지면 총리에 대한 언급이나 태도가 달라진다는 이유로 ‘권력 유착설’을 제기했고, <슈간신초>도 그의 방송 출연료가 1회에 200만엔, 1년엔 5억~6억엔이나 된다고 보도했다. <슈칸뷴순> 3일치의 기사 제목은 아예 ‘은퇴 권고 특종-미노몬타 너무나 시커먼 과거’였다. <슈칸뷴순>의 한 기자는 최근 <한겨레>와 만난 자리에서 “미노몬타의 얘기만 나오면 잡지가 잘 팔리지만, 이 문제가 언론이 그렇게 크게 다뤄야 할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음에 안 드는 상대를 골라 선정적인 보도로 일관하는 일본 주간지의 이런 특성은 최근 부쩍 증가한 한국 관련 보도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슈칸뷴순>만 놓고 봐도 “바보 같은 한국-일본 수산물은 금지하며, 중국 맹독식품에 의지”(4일치), “독자 1200명 설문조사…87% 한국이 싫다”(24일치), “야스쿠니 우회 참배 비판한 한국·중국의 언어도단-아베 총리는 무엇을 위해 참았나” 등 혐한 기사가 등장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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