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생활용품 제조업체 유니참에서 생산하고 있는 다양한 어른용 기저귀 제품
관련업체 판매량서 유아용 앞질러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시장 변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시장 변화”
[지구촌 화제]
어른용 기저귀가 유아용보다 더 많이 팔린다고?
농담이 아니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선 이미 현실로 다가온 얘기다. <아사히신문>은 12일 “노인 간호에 필수품이 된 기저귀의 판매량이 지난 10년 사이 두배로 늘었다”며 “소자녀·고령화 현상이 진행되는 일본의 현실이 기저귀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 있는 약국형 편의점인 ‘토모즈’(Tomod’s)의 매대엔 어른용과 유아용 기저귀가 비슷한 비중으로 진열돼 있다. 이 매장의 야마구치 마사시 점장은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예전엔 어른용 기저귀는 가게 구석의 잘 안 보이는 매대에 배치했지만, 최근 (노인들을 위한) 재택 간호 서비스가 늘어난 뒤 지금은 필수품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저귀 상표인 ‘라이 프리’(라이프 프리, 즉 오줌을 흘릴 염려 없이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뜻의 제품명)를 생산하고 있는 유니참에선 지난해 어른용 기저귀 국내 판매량이 600억엔을 기록해 처음으로 유아용 기저귀를 넘어섰다. 일본위생재료공업연합회 등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로 가면, 몇년 안에 시장 전체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인 간호용 제품 판매도 해마다 10% 이상 급성장세다.
일본의 ‘65살 이상’ 고령자의 인구가 올 9월 기준 3186만명으로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5%를 넘어섰다. 일본의 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의 중심인 1948년생들이 올해 65살이 된 탓이다. 반면 지난 6월 후생노동성 자료를 보면 2012년 일본의 합계출산률(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은 1.41명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2035년께 일본의 고령자 인구 비율이 33.4%까지 치솟는다. 일본인 3명 가운데 한 명이 노인이 되는 셈이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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