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등 부정적 반응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 쪽의 조정안엔 북한에 대한 ‘선조처 요구’가 들어있지 않았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6자회담 의장이자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회담 당사국에 7개 항목으로 구성된 조정안을 제시하며 내년 봄 회의 개최를 제안했다고 관련 소식통의 말을 따서 22일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등이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신뢰할 만한 선조처’와 관련된 내용이 들어있지 않아 동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이 전한 우 대표의 조정안을 보면, △당사국의 회담 재개 동의 및 9·19 공동성명 이행 △한반도 비핵화 실현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의 관심 사항 해결 △한·미·일과 북한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 미국은 북한의 체제를 전복할 의도가 없으며 불가침조약을 맺을 의사가 있음을 표명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바꾸는 교섭에 노력 △행동 대 행동의 원칙 견지 및 5개 워킹그룹 가동 △6자회담 정례화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북한의 관심 사항’이란 대북 경제제재 해제 및 경제협력 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짚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확인해줄 순 없지만 틀리다고 말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중재안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6자회담 미국 쪽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1일 베이징 기자회견에서 “우 대표와 이틀간 나눈 토론은 중국과 지난 몇달 동안 나눈 범주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전제조건 없는 대화 재개라는 중국의 기존 태도에 큰 변화가 없음을 지적한 셈이다. 이에 견줘 김계관 외무상 제1부상은 지난 4~8일 방북한 우 대표에게 중국의 중재안을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이 여전히 선조처 등을 요구하고 있는 점들을 지적하며 미국과 양자회담을 요구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도쿄 워싱턴/길윤형 박현 특파원, 박병수 선임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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