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유해” 판단…경찰 단속 나서
[지구촌 화제]
일본의 새로운 사회 풍속으로 떠오른 ‘제이케이(JK) 산보’에 대한 단속이 조만간 시작될 전망이다.
‘오타쿠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도쿄 지요다구 아키하바라에 가면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 남성들에게 말을 걸며 찌라시를 나눠주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내용을 보면 “30분에 4500엔, 60분에 7000엔, 데이트하듯 둘만의 즐거운 시간을”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런 여고생들과 반나절 동안 함께 산책(산보)과 식사를 하며 데이트를 하는 일종의 ‘애인 대행’ 서비스를 일본에서는 JK 산보라 부른다. JK란 조시 고코세(여자 고등학생)를 뜻하는 은어다. 아키하바라 등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1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11일 “경시청이 JK 산보를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영향을 주는 행위라고 판단하고,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여고생들에 대한 선도 작업을 하기로 검토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경시청의 실태 조사 결과, JK산보에 참여한 여고생들이 성적인 피해를 입고 있고, 이 서비스가 청소년 성매매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에선 ‘데이트만 하는 게 뭐가 문제냐’ ‘단속 규정이 없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 ‘원조교제보다는 건전하다’ 등 단속을 둘러싼 다양한 찬반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경시청의 이번 결정도 아직 업소 자체를 단속할 규정이 없어 일단은 여고생들에 대한 선도에 나서기로 한 일종의 절충안이다.
이와 별도로 아키하바라가 위치해 있는 도쿄 지요다구도 거리 호객 행위를 단속하는 조례를 제정해 단속 대상에 JK 산보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방송이 전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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