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야스쿠니 참배, 아베와 고이즈미의 차이는?

등록 2013-12-27 21:20수정 2013-12-27 21:29

고이즈미·하시모토 등 과거 신사참배 총리들
‘역사 의식’ 이라기 보다 지지층 표심 때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6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뒤 “전후 많은 총리들이 신사를 참배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현역 총리 신분으로 신사를 참배한 게 자신만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강변인 셈이다.

그러나 전임 총리들과 아베 총리의 참배는 일본의 지난 역사에 대한 평가 등 여러 측면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1990년대 이후 참배를 강행한 일본 총리는 하시모토 류타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등 3명뿐이다. 이 가운데 하시모토는 후생상과 일본유족회장을 거쳐 총리가 된 인물이고, 임기 중 6번이나 참배를 강행한 고이즈미 준이치로는 유족회장은 아니었지만 후생상을 두 차례 지내는 등 유족들과 가까운 정치인이었다. 즉,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의 역사를 뒤집으려는 의도보다는 신사 참배를 통해 지지층의 표심을 잡으려는 속내가 컸다는 분석이다.

이 차이는 고이즈미 총리가 첫 참배를 하며 발표한 2001년 8월13일 담화와 아베 총리의 26일 담화를 비교해 보면 분명해진다. 고이즈미 총리는 담화에서 “지난 대전(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은 우리 국민을 포함해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큰 참화를 불러왔다. 특히 아시아 근린제국에 대해선 과거의 한 시기 잘못된 국책에 의해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자행해 측량할 수 없는 참화와 고통을 강요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치료할 수 없는 상흔으로 남아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고이즈미는 “총리가 한번 말한 것(공약)을 철회할 순 없다”며 참배를 강행하고 만다. 참배 자체는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뜻을 담은 1995년 ‘무랴야마 담화’를 철저하게 계승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견줘 아베 총리의 담화에는 지난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의 뜻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그러면서 “두번 다시 전쟁의 참화에 고통 받지 않은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아시아와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전세계의 평화 실현을 생각하는 국가가 되겠다고 맹세했다”는 언급에 그쳤다. 지난 역사에 대한 반성 없이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적극적 평화주의와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주변국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는 이유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