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들의 영혼이 거기 있다”
헌법 정교분리 원칙 위반 논란
헌법 정교분리 원칙 위반 논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사자의 영혼이 있는 곳은 야스쿠니”라며 신사를 대체하는 국립 추도시설을 만드는 문제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7일 아베 총리가 전날 밤 열린 사적인 모임 참석해 야스쿠니신사의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국립추도시설 건립 계획에 대해 “시설을 만들어도 전쟁에 나가 숨진 분들의 가족이 참배하러 오지 않을 것이다. (병사들이) ‘야스쿠니에서 만나자’고 말하며 전쟁터에 나갔기 때문에 (전사자들의) 영혼은 그곳에 있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신사를 둘러싼 또다른 쟁점인 에이(A)급 전범 합사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일본 정부가 젊은이들을 전쟁터에 내보내려고 활용한 “죽어서 야스쿠니의 군신이 된다”는 ‘국가신도’의 교리를 현직 총리가 여전히 신봉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아베 총리가 이런 종교적 믿음을 바탕으로 참배를 강행한 것이라면 일본 헌법 20조가 금하고 있는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한 것이란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일본에선 그동안 총리가 정치적 논란 없이 전쟁 희생자들을 참배할 수 있는 국립추도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아왔다. 2002년 12월 후쿠다 야스오 당시 관방장관이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완성한 적이 있지만 이후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진 않았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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