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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위안부’ 시각, 국제상식과 너무 괴리”

등록 2014-01-14 19:17수정 2014-01-14 21:05

오모리 노리코(70) 변호사
오모리 노리코(70) 변호사
‘요시미 재판’ 오모리 변호사

위안부 연구자 요시미 교수 책에
사쿠라우치 중의원이 “날조” 발언
사과없자 명예훼손 손배소송 진행
“승소해서 일 인권의식 후퇴 차단”
“일본 사회의 상식이 국제사회의 상식과 괴리돼 있습니다. 이를 바로잡으려면 이번 재판을 이겨야 합니다.”

지난 11일 도쿄 지요다구에 자리한 한국 와이엠시에이(YMCA) 건물 9층 국제홀. 일본 진보진영의 초미의 관심사인 ‘요시미 재판’ 지원모임 결성식을 맞아 일본 각지에서 몰려든 150여명의 시민들로 회의장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이 재판의 변호인단 단장을 맡고 있는 오모리 노리코(70·사진) 변호사는 <한겨레> 기자와 만나 “이번 재판을 꼭 이겨 일본 사회에 ‘위안부는 성노예였다’는 세계인의 상식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요시미 재판이란 지난해 5월 사쿠라우치 후미키 일본유신회 중의원 의원이 위안부 문제 연구자인 요시미 요시아키 주오대 교수의 책에 대해 “이것은 날조된 것이라는 게 여러 증거에 의해 확인됐다”는 발언을 한 게 계기가 됐다. 이후 요시미 교수는 사쿠라우치 의원에게 사과와 발언 철회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지난해 7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지난해 10월과 12월 두번의 변론이 진행됐고, 3월3일 세번째 변론기일이 잡혀 있다.

오모리 변호사는 “사실 이번 재판은 승소하기 쉬운 간단한 재판”이라고 말했다. 사쿠라우치 의원이 ‘날조’라는 발언을 사용했으므로, 자신의 발언이 명예훼손이 아님을 입증하려면 요시미 교수가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성노예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는 점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모리 변호사는 “그게 가능할 리가 없으니 사실 재판은 깔끔하게 원고의 승리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쿠라우치 의원이 소속된 일본유신회는 지난해 10월7일치 <뉴스레터>를 통해 이번 재판을 ‘위안부-성노예 날조 재판’이라 부르며 “(이 재판은) 사쿠라우치 의원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다. 일본 그리고 모든 일본 국민의 명예와 존엄에 대한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오모리 변호사는 “상대가 그렇게 나온다면 이쪽에서도 위안부는 성노예제이며 여성에 대한 중대한 인권침해라는 것을 확인해 상대의 의도를 분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점이 재판의 쟁점이 되면 재판부는 1993년 5월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고노 담화’의 핵심 쟁점인 ‘위안부의 강제성’에 대한 판단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위안부 사태를 보며 오모리 변호사가 걱정하는 것은 일본인들의 상식과 인권의식이 세계인들의 평균적인 생각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단지 위안부 문제만이 아니라 아베 신조 총리의 지난달 26일 야스쿠니신사 참배에서 확인되듯 ‘2차 세계대전’에 대한 평가라는 역사인식에까지 뻗쳐 있다는 게 오모리 변호사의 의견이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과 일본인의 생각이 괴리된 상황 속에서 개헌도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일본 사회의 분위기에서 치러지는 이번 재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지원모임에선 재판의 승리를 위해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모금과 방청 등 다양한 지원운동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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