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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의 방향에 이의제기 하러 나섰다”

등록 2014-01-23 20:05수정 2014-01-23 21:45

호소카와 도쿄도지사 후보 첫 유세
유세차 나타나자 행인들 둘러싸
“고이즈미” 외치며 셔터 누르기도
경찰, 유세장 질서유지 애먹어
“고이즈미상 이쪽을 보세요!”

23일 오후 5시. 도쿄 중심가인 신주쿠역 동남출구 앞. 2월9일 치러지는 도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의 유세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거리를 지나던 행인들이 주변을 둘러쌌다. 유세차 위에서 호소카와 전 총리와 그를 응원하러 나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유권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뒤에 선 30대 여성 두명이 연신 “고이즈미상”을 외치며 사진기를 눌러댔다. 출동한 경찰이 좁은 광장 안에서 인원을 통제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날 첫 유세에서 호소카와 전 총리는 ‘일본의 마지막 사무라이’로 불리는 사이고 다카모리(1828~1877)의 예를 들며 자신의 출마 결심을 밝혔다. 그는 “현재 일본이 나가는 방향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 예전 사이고 다카모리처럼 국가의 모습에 이의를 제기하려고 도지사 선거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학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현재 1억3000만명인 일본 인구가 50년 뒤엔 9000만명, 100년 뒤엔 4000만명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그런 시대 변화를 무시하고 언제까지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외칠 것이냐”고 물었다.

점잖은 호소카와의 연설이 끝나고 마이크를 이어받은 고이즈미 전 총리는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청중을 단숨에 휘어잡았다. 그는 “70살도 넘고, 총리까지 그만둔 고이즈미가 왜 이 자리에 나섰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호소카와 전 총리를 도쿄 도지사로 당선시키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호소카와가 도지사로 나서면 일본의 에너지 정책은 단숨에 바뀔 수 있다. 이번 선거만큼 일본 정치에 영향을 주는 선거도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호소카와 전 총리의 출마가 영향을 끼친 실례로 아베 정권이 1월 안에 결정을 지으려던 ‘에너지 기본계획’을 선거 뒤인 2월로 미룬 사실을 상기시켰다. 아베 정권은 기본계획에서 핵발전을 “기반이 되는 중요한 기본 전원”으로 지칭했지만, 탈핵이 선거 쟁점이 되는 것을 피하려고 각의 결정을 뒤로 미뤘다.

스즈키라고 이름을 밝힌 40대 남성은 “3년 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없었던 것처럼 원전을 추진하려는 아베 정권을 믿을 수 없다. 호소카와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30대 여성은 “호소카와가 고이즈미의 지지를 받고는 있지만, (자민당의 지지를 받는) 마스조에 요이치 후보도 후생노동상을 지내는 등 인지도가 높아 만만치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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