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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위안부 망언’ NHK 회장, 알고보니 ‘아베 낙하산’

등록 2014-01-26 19:50수정 2014-01-26 22:29

모미이 가쓰토(70) <엔에이치케이> 회장
모미이 가쓰토(70) <엔에이치케이> 회장
모미이 회장 취임 회견부터 ‘망발’
영유권 문제도 “일 입장 주장 당연”
아베 총리 ‘방송 장악’ 시도 결과물
공영방송 ‘정권 편향’ 논란 계속될 듯
‘아베 식 방송 장악’의 결과물일까. 일본 공영방송인 <엔에이치케이>(NHK)의 신임 회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전쟁 중엔 위안부가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며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정당화해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불거진 엔에이치케이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에 기름을 붓는 발언으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 보인다.

모미이 가쓰토(70) 엔에이치케이 회장은 25일 도쿄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면서 “종군위안부는 전쟁 때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고 생각한다. 독일이나 프랑스에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위안부 자체는 지금의 도덕으로는 나쁜 것이지만, 그 시기 현실로 존재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대해선 “회장직을 내려놓고 말하자면 일본만 (위안부) 강제연행을 했다는 듯이 말하기 때문에 까다롭다. 돈을 내라, 보상을 하라고 하는데 (1965년) 일한조약으로 해결이 된 것을 왜 거듭해 문제를 삼는가. 이상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독도 등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대해 “(해외판 방송을 통해) 명확히 일본의 입장을 주장하는 게 당연하다.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왼쪽이라고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대 의견이 더 많은 특정비밀보호법에 대해서도 “법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니까 일단 상황을 봐야 한다”고 정권에 편향적인 답변을 이어갔다.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이 ‘방송 장악’ 시도를 착착 진행하면서 진보 진영의 우려가 커져 왔다. 아베 정권은 지난해 11월 엔에이치케이 회장 임면권을 갖고 있는 경영위원회에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사 4명을 후보로 올렸고, 이들은 지난달 20일 예상대로 모미이 전 일본 유니시스 회장을 엔에이치케이 회장으로 임명했다.

엔에이치케이는 전임 마쓰모토 마사유키 회장 시절에 사회 격차, 일본의 전쟁 책임, 원전의 위험성 등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방송해 사회 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 그러나 24일 방송된 다큐에선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을 등장시켜 나고시장의 반대에도 후텐마 미군기지의 헤노코 이전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견해를 긴 시간을 들여 소개했다.

방송의 공정성에 상처를 내는 신임 회장의 발언에 대해 엔에이치케이의 한 피디는 <아사히신문>에 “이제 어떤 방송을 내보내도 시청자들이 ‘정권 편’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됐다”고 우려했다. 또 아베 내각의 한 각료는 회장 사임을 요구했고,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간사장도 “공공방송의 입장에서 무엇이 국익이 되는가 판단해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방송 장악과 관련해 아베 총리는 2001년 내각 관방 부장관 시절 ‘전시 성폭력’ 문제를 다룬 엔에이치케이 다큐에 대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당시 프로그램을 만든 나가타 고조 무사시대학 교수 등의 증언으로 확인된 바 있다. 모미이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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