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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아베 낙하산’ NHK 경영위원, 극우 또는 측근

등록 2014-01-28 19:44수정 2014-01-29 09:11

개헌론자·가정교사 출신 등 포진
회장 ‘위안부’ 발언 조처 안해
모미이 “신중하겠다” 직원에 사과문
‘아베식 방송 장악’의 결과물인 모미이 가쓰토 <엔에이치케이>(NHK) 회장의 일본군 위안부 발언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며 퇴진 요구까지 나오자, 그를 임명한 엔에이치케이 경영위원회가 28일 정례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다뤘다. 그러나 예상대로 별다른 조처가 없었다. 아베 신조 총리와 정치 색깔이 같은 ‘낙하산 부대’가 경영위원회에 대거 투입돼 위원회 자체가 보수화됐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해 11월 경영위원으로 새로 선정된 4명의 인사를 아베 총리의 낙하산 인사로 분류하고 있다. 먼저 철학자인 하세가와 미치코 사이타마대학 명예교수가 눈에 띈다. 그는 우익 개헌단체인 ‘일본회의’의 대표위원을 맡고 있는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평소 소신을 드러내듯 지난해 4월30일 <산케이신문> 기고에서 “평화주의는 국가주권의 포기다. 현행 헌법은 엉망인 헌법이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6일 기고에서는 한술 더 떠 “(남자는 밖에 나가 일하고 여자는 집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성별 역할 분담은 포유류의 일원인 인간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저출산의 원인을 ‘남녀고용기회균등법’(1972년 시행) 등 남녀 차별을 없애려 애써온 사회정책 탓으로 돌렸다.

또다른 ‘친아베’ 경영위원인 작가인 햐쿠타 나오키는 가미카제 특공대의 사연을 그려 400만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소설 <영원의 제로>의 지은이다. 그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2월9일 치러지는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극우 성향 후보인 다모가미 도시오 전 항공막료장(한국의 공군참모총장)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다른 두 위원 가운데 혼다 가쓰히코 일본담배산업 고문은 아베 총리의 초등학교 시절 가정교사이고, 나카지마 나오마사 해양학원 중등교육학교장은 아베 총리와 가까운 재계 인사들의 모임인 ‘사계절의 모임’의 주요 멤버다.

그러나 “어느 나라에나 전쟁 중엔 위안부가 있었다”는 모미이 회장의 발언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냉랭하다. <엔에이치케이>는 모미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1000여건, 지지가 300~400건 접수됐다고 28일 밝혔다. 하마다 겐이치로 경영위원회 위원장도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국가가 주장하는 것을 말하지(방송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미묘한 문제도 있다”며 모미이 회장의 발언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나 모미이 회장의 사임 요구 등 징계 처분은 나오지 않았다. 경영위원회가 28일 모미이 회장을 불러 “개인적인 견해를 말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반성하고 있다”는 해명을 듣는 선에서 사태 수습을 꾀하고 있어서다. 하마다 위원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장 퇴진에 대한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미이 회장은 앞으로 발언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직원들에게 보내 사태 수습에 나섰다고 <지지통신>이 28일 전했다.

경영위원회는 <엔에이치케이>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한국방송>의 이사회에 해당한다. 정원은 12명이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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