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25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연료전지 설치·가동 행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후쿠오카/소프트뱅크 제공
돗토리현서 태양광발전소 첫가동
7곳 시설 완공·7곳 추가건설중
전기 소매 자유화법 통과땐 ‘대박’
7곳 시설 완공·7곳 추가건설중
전기 소매 자유화법 통과땐 ‘대박’
‘탈핵’을 향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의 도전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시에서 소프트뱅크의 전력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에스비에너지’의 새 태양광 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 발전소는 돗토리현과 요나고시 등이 소유하고 있는 53만2000㎡의 부지에 샤프가 만든 태양전지 패널 18만개를 설치한 것으로 4만2900㎾의 발전 능력을 자랑한다. 주변 1만2000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최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늘려 온 소프트뱅크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달 29일 전력 산업의 지역 독점체제를 깨고 소매 판매를 전격 자유화하는 것을 뼈대로 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소프트뱅크는 그동안 투자해 온 태양광 발전소 등을 통해 전기를 각 가정에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손 사장은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직후 탈핵을 향한 집념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는 대지진 복구 성금 100억엔을 내놓은 것과 별도로 10억엔의 개인 재산을 기부해 에너지 문제를 연구하는 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11년 10월 에스비에너지를 출범시켰다. 에스비에너지는 1일 가동을 시작한 돗토리현 요나고시 발전소를 포함해 도치기현(4만6000㎾), 나가사키현(2만6000㎾) 등 전국 7곳에 태양광발전소를 완공했고, 홋카이도 등 7곳에서 추가 건설을 진행 중이다. 에스비에너지는 2015년까지 풍력과 태양광을 합쳐 28만㎾, 장기적으로 원자로 2개에 해당하는 200만㎾의 발전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가 통신 부분에서 기른 경쟁력을 이용하면 전력 시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통신시장에서 5000만 고객과 여기에 기반한 탄탄한 마케팅력과 요금 징수체계를 확보하고 있어, 전력 시장이 개방되면 단숨에 발전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전력 시장의 규모는 연간 15조엔으로 통신시장(17조엔)과 맞먹는 수준이다.
손 사장은 전국의 휴경 농지 가운데 20%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할 경우 원전 50기분인 5000만㎾의 발전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렇게 되면 현재 54기인 일본의 원자로를 모두 폐기해도 문제가 없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탈핵을 향한 손 사장의 꿈이 사업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까? 에스비에너지 관계자는 “손 사장이 어떤 지시를 내놓더라도 대처할 수 있도록 반만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