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들고 있는 무라이 요시노리.
[토요판] 커버스토리
일본 자본 지배 실상 밝힌 무라이 요시노리
1주기를 맞아 ‘제국주의 한국’을 생각한다
일본 자본 지배 실상 밝힌 무라이 요시노리
1주기를 맞아 ‘제국주의 한국’을 생각한다
무라이 요시노리는 현장에서 아시아 민중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연구자였다. 새우를 통해 일본과 아시아가 맺고 있는 지배-종속관계를 규명한 그의 대표작인 <새우와 일본인>(1988년)의 후속편을 쓰기 위해 2007년 6월 인도네시아의 친환경 전통방식을 사용한 새우 양식장을 둘러보는 모습. 이 양식장은 일본의 민중무역을 담당하는 에이티제이(ATJ)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아티나(ATINA)가 관리하고 있다. 무라이는 말년엔 주전공인 인도네시아를 넘어 한국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모래시계>나 <서울 1945> 등 한국 현대사를 그린 드라마를 즐겨 봤고, 2010년 5월엔 자신의 조부인 무라이 기치베에가 경영하던 경남 진영의 ‘무라이 농장’ 터를 방문해 지역 주민들에게 “100년 만에 왔습니다. 마을분들에게 큰 피해를 줘서 ‘미안해요’(한국어로)”라고 말했다. 후학들에겐 입버릇처럼 한·일 양국은 이제 성장이 아닌 아시아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공존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그가 숨진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9월 나온 추모집 <아시아를 걷다-무라이 요시노리와 친구들>에는 무라이가 평생 사귄 일본과 아시아의 친구들 97명의 조사와 추도문이 실려 있다.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울며 밑줄을 그어가며 읽게 된다.
도쿄/취재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진 우쓰미 아이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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