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일, 주민 귀환 독촉하려 피폭량 조작

등록 2014-03-25 20:04수정 2014-03-25 21:24

후쿠시마현 다무라시서 3곳 측정
허용치 넘자 시간 줄여 수치 낮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고향을 등진 주민들의 귀환을 촉진하려고 연간 피폭선량 예상치를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이니치신문>은 25일 내각부의 원자력피재자생활지원팀(이하 지원팀)이 지난해 9월 후쿠시마현 내 피난지시해제 준비구역 3곳에서 측정한 자료를 토대로 산정한 연간 피폭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자료 공개를 늦춘 채 관련 변수를 조작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보면, 지원팀은 방사능 측정 전문기관인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이하 원자력 기구)와 방사선의학총합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9월 후쿠시마현 내에서 비교적 공간 선량 측정치가 낮게 나오는 다무라시 미야코지지구 등 3곳의 학교·민가 등 건물과 농지·산림 등의 피폭량을 측정했다. 이 지역을 피난지시구역에서 해제해 주민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전 조처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연간 피폭량이 애초 예상했던 1m㏜(밀리시버트) 안팎보다 2~6배나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애초 지원팀은 지난해 9~11월 이 조사 결과를 공개해 이 지역의 피폭선량이 낮아 주민 귀환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었다. 연간 피폭량 1m㏜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권고하고 있는 일반인의 연간 방사능 노출 허용 한도다.

상황이 난처해진 지원팀은 자료의 공개를 늦춘 채 원자력 기구 등에 의뢰해 수치를 낮추는 작업에 돌입한다. 손을 댄 것은 주민들의 생활 습관 관련 변수였다. 처음에 예측치를 산정할 땐 ‘집 밖에서 8시간, 집 안에서 16시간’ 생활한다는 가정을 사용했지만, 집 밖 생활시간을 6시간으로 줄였다. 이렇게 산정한 결과 가와우치무라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연간 피폭량은 애초 4.5m㏜에서 1.2~3.4m㏜로, 통학생들의 연간 피폭량은 2.9m㏜에서 0m㏜로 줄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원팀의 대부분은 주민들의 귀환을 서두르려는 경제산업성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다무라 아쓰오 지원팀 담당 참사관은 이에 대해 “예측치가 높아서가 아니라 생활 패턴과 관련된 변수가 실제 생활과 맞는지 정밀 조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조작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기무라 신조 도쿄의과대 준교수(방사선위생학)는 “옥외 8시간 옥내 16시간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가정이다. 이것을 바꾸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숫자놀음을 한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