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히토시(67).
다나카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
오바마 방일 앞두고 기자간담회
오바마 방일 앞두고 기자간담회
“현재 일본 외교의 가장 큰 문제는 대중국 정책에서 미국과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일본 외무성의 ‘최고 전략가’였던 다나카 히토시(67·사진) 일본종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전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11일 도쿄 포린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다나카 이사장은 23~25일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을 앞둔 일본 외교의 가장 큰 과제는 “일-미 양국의 대중 정책을 일치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사이에 논의되고 있는 ‘신형 대국관계’에 대해 다나카 이사장은 “신형 대국관계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인정하는 것이라면 일본도 분명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미국이 미-일 동맹을 희생시켜가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한다면 일본도 명확히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 이익이란 중국이 무력을 써서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활적인 문제를 뜻하는데, 중국은 대만과의 양안관계, 남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을 꼽아왔다.
다나카 이사장은 “아베 신조 총리의 대중 외교가 중국 포위·봉쇄 전략으로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일본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냉전 때 미국의 소련 봉쇄전략이 성공했던 것은 세계 경제에서 서구의 비중이 70~80%에 달해 소련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세계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져 봉쇄 전략은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이미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려 하고 있고 여러 긴밀한 대화의 통로를 만들고 있다”며 “일본도 미-중-일이 군사적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방향으로 외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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