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요시타카 일본 총무상이 12일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마치고 떠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 아베 내각의 대표적 우익 인사인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이 21일부터 시작되는 ‘춘계 예대제’(봄 제삿날)를 앞두고 12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일본 언론들은 12일 신도 총무상이 태평양전쟁 시기 미-일 사이의 격전지였던 이오지마 전투 유족 80여명과 함께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신도 총무상의 조부도 이오지마 전투에서 숨졌다. 유족들의 모임인 ‘이오지마협회’의 고문 자격으로 참배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우익들에게 이오지마 전투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1945년 태평양전쟁의 전황이 악화된 이후 일본이 미군과 대등하게 싸운 마지막 전투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 정치인들은 역사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성찰을 기초로 신뢰에 기반한 한-일 관계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 일본 정치인들은 시대착오적 행위를 하루속히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일본 각료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다시 한번 일본 내각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일본에 엄중하게 항의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야스쿠니 참배 뒤 미국으로부터 “실망했다”는 비난을 들었던 아베 신조 총리는 이번 예대제 때는 직접 참배하지 않을 전망이다. <교도통신>은 11일 “23일부터 시작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둔 아베 총리가 이번 예대제 땐 참배하지 않는다. 그 대신 사비로 ‘마사카키’라는 화환 모양의 공물을 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도쿄 베이징/길윤형 성연철 특파원, 김외현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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