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장급 협의때 입장 밝혀
양국 합의문에도 핵 언급 없어
일, 납치 해결위해 핵 눈감은 꼴
양국 합의문에도 핵 언급 없어
일, 납치 해결위해 핵 눈감은 꼴
북한이 지난달 26~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일 국장급 협의에서 일본 정부에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4일 이번 양국간 국장급 협의에 참여한 북한 관계자가 북핵 문제에 대해 “핵무기의 개발과 경제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핵무기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북한이 지난해 3월 밝힌 핵과 경제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이른바 ‘병진 노선’의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북핵 문제는 북-일간 협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의 반응이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일단 북한이 4차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치며 언급했던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양국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알 순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달 29일 공개된 북-일 합의문에 ‘북핵과 미사일’이라는 단어가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후 일본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해 “(2002년) 평양선언에 기초해 납치, 핵, 미사일 등 여러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해 국교 정상화로 가겠다”는 큰 원칙을 강조했을 뿐이다. 이는 일본이 납치 문제 해결과 그에 따른 독자 경제제재 일부 해제는 북핵과 직접 연관시키지 않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재임 기간 동안 납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는데, 북핵 문제가 그의 임기 내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두 문제를 분리해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일 협상의 일본 쪽 대표인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이르면 다음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다고 <지지통신>이 4일 보도했다. 이하라 국장은 워싱턴에서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나, 북한과 합의한 납치 문제 재조사와 일본의 대북 독자 제재 일부 해제 등에 대에 설명하고 미국의 이해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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