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국장급 협의 1달만에 재개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북-일 간 국장급 협의가 한달여 만에 재개됐다. 북한이 이날 일본에 제시한 납치자 문제 ‘특별조사위원회’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됐는지에 따라 항후 북-일 협상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 담당 대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에서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만나 일본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납치자 문제의 포괄적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의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양국은 오후 4시부터 베이징의 일본대사관으로 자리를 옮겨 추가 협의를 진행했다. 이날 북한이 일본에 제시한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직, 구성, 책임자 등이 일본 정부가 납득할 만한 내용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본은 조사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게 직보가 가능한 최측근이 이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하라 국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매우 집중적인 논의와 진지한 공방이 이뤄졌다. 송일호 대사로부터 특별조사위원회에 관해 진지한 설명을 들었다. 이 내용을 일본에 갖고 돌아가 정부의 수뇌부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북한의 지난 29일) 미사일 발사 문제까지 포함해 정부 전체의 종합적인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5월26~28일 북-일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국장급 협의를 개최해 북한이 납치자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조사를 시작하면 일본은 인적 왕래, 송금·휴대금액 제한 등 일부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만약 일본이 이날 송 대사가 제시한 안을 받아들이고 일부 경제제재를 해제하면, 북-일 협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지만, 이견을 밝힐 경우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한국 정부의 노광일 대변인은 이날 “북한 및 북핵 문제에 있어 한·미·일 3국 공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3국 공히 인정하고 있고, 그런 맥락하에서 (북-일 협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북-일이 회담을 통해 서로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소통하는 것이 지역 평화 안정에 이바지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쿄 베이징/길윤형 성연철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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