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 사진
해외 해적판 사이트에 경고
“만화·애니 불법유통 말라”
한국·중국 독자 타격 클듯
“만화·애니 불법유통 말라”
한국·중국 독자 타격 클듯
세계 곳곳에서 번성하고 있는 해적 사이트에 일본 ‘망가’(만화)가 뿔났다.
다음달부터 일본 정부와 30여개 대형 만화 출판사가 일본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불법으로 복사해 무료로 공개하는 해외 해적판 사이트의 ‘박멸’에 나설 예정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들은 다음달 1일부터 한국, 중국, 스페인 등 세계 약 300여개 해적판 사이트 운영자에게 전자우편 등을 보내 불법으로 공개하고 있는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현지 법원 등에 소송을 낼 계획이다. 2013년 7월 일본 경제산업성의 주도로 만들어진 ‘만화·애니메이션 해적판 대책 협의회’도 30일 보도자료를 내어 “8월부터 ‘만화·애니메이션 지킴이 프로젝트’(MAGP)를 가동해 해외 해적판의 삭제와 정규판 보급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삭제 요청 대상이 된 작품은 애니메이션의 경우 <원피스> <기동전사 건담> 등 80여편, 만화는 <크레용신짱> <명탐정 코난> 등 500여편에 이를 전망이다. 모두 한국에서도 상당한 팬이 있는 작품들이어서 국내 만화·애니메이션 팬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신문은 “콘텐츠의 불법 유통으로 작가나 출판사에 돌아가야 할 수입이 줄어들어 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번 조처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한국에서도 <명탐정 코난> <나루토>(사진) 등 인기 애니메이션은 일본 텔레비전에서 최신회가 방송된 뒤 2~3일 안에 한글 자막이 붙은 해적판이 전문 블로그를 통해 무료로 공개되고 있다.
그동안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업계는 개별적으로 해외 불법 해적 사이트에 대항해 왔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본 문화청은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주요 4개 도시에서만 저작권 침해로 인한 피해액이 연간 약 5600억엔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일본 정부와 업계는 불법 유통을 막는 동시에 이들 작품을 정식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하는 누리집(manga-anime-here.com)을 개설해 ‘합법적 소비’를 유도할 방침이다. 아베 신조 정권은 만화 등 일본 문화를 해외에 적극 소개하는 ‘쿨 재팬(cool Japan) 전략’을 적극 추진중이며, 이번 조처가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수출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일본 애니메이션 '나루토'.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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