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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야스쿠니 반대 촛불행동’ 참여 부산 역사교사들
“한-일 서로 객관화 ‘경계의 시각’ 필요”

등록 2014-08-11 19:24

야스쿠니신사에 반대하는 한·일 시민들의 촛불행동인 ‘평화의 등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에 참여한 김민수(42·부산 주례여고 가운데), 정기옥(42·부경고·왼쪽) 교사
야스쿠니신사에 반대하는 한·일 시민들의 촛불행동인 ‘평화의 등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에 참여한 김민수(42·부산 주례여고 가운데), 정기옥(42·부경고·왼쪽) 교사
“15일 신사참배 현장 지켜볼 것”
“우리만 옳다는 ‘민족주의적인 시각’이 아니라 서로를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경계의 시각’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국의 역사교사들은 최근 최악의 냉각 국면에 빠져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9일 밤 도쿄에서 열린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반대하는 한·일 시민들의 촛불행동인 ‘평화의 등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에 참여한 김민수(42·부산 주례여고·가운데), 정기옥(42·부경고·왼쪽) 교사에게 의견을 묻자 돌아온 답은 뜻밖에도 ‘경계의 시각’이었다. 민족주의에 기초한 국가의 시각은 “사람의 생각을 편협하게 한정해” 결과적으로 한-일 관계를 올바르게 바라보지 못하게 하고 나아가 스스로에게 적지 않은 폐해를 끼치게 된다는 것이다.

민족주의에 얽매이지 않고 동아시아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일본을 바라보자는 역사교사들의 작은 실험이 시작된 것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양정현(53) 부산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이듬해 일본 고대사를 중심으로 첫 답사를 했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부산과 양산의 역사교사들은 오래전부터 한반도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던 규슈의 여러 지역과 일본 고대국가가 꽃을 피운 나라와 교토 등지를 둘러봤다. 정 교사는 “학기 중에는 열심히 공부를 하고, 방학에는 그 성과를 실제 답사를 통해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진행된 교사들의 실험은 2012년 <일본 고대사 여행>(너머북스)이라는 책으로 첫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들의 두번째 도전은 1868년 메이지유신 때부터 2011년 터진 3·11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참사까지 일본 근대화와 근현대사에 초점이 맞춰졌다.

2013년 답사에서는 메이지유신의 주역들이 탄생한 야마구치현(조슈번)과 가고시마현(사쓰마번)을 주로 살펴봤다. 야마구치현에서는 이토 히로부미에서 기시 노부스케, 아베 신조로 이어지는 일본 우익의 면면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올해는 천황제에 초점을 맞춰 야스쿠니신사, 메이지신궁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김 교사는 “20일까지 이어질 이번 답사에선 15일(일제의 태평양전쟁 패전일)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현장 등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두번째 작업의 목표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성공적인 근대국가를 만들었던 일본이 어떻게 전쟁을 일으키고 패전을 했으며, 다시 부활한 일본이 왜 3·11이라는 참사를 또다시 일으켰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이들이 궁극적으로 마주하려 하는 것은 일본이 아닌 ‘우리’의 추한 맨얼굴이다.

김 교사는 “한국 사회가 후쿠시마 참사를 목격하고도 정작 노후된 고리원전 폐쇄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철저한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는 일본 사회도 저런 큰 사고를 막지 못했는데 세월호 사고에서 보듯 한국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우린 어떻게 됐겠느냐”고 물었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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